30일(현지 시각) 전 주말에 비해 2.27%나 추가 하락해 6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며 ‘블랙먼데이’로 출발한 나스닥은 지난주 내내 맥없는 하락 행진을 지속했다. 주초 한번의 반등 시도가 있긴 했지만 4일 주간 마감일까지 3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나스닥지수는 월요일에 기록한 6년 만의 저점을 다시 하향 돌파했다.
블랙먼데이의 암운은 인텔로부터 시작됐다. 크레이그 베럿 CEO의 부정적 코멘트에 직격탄을 맞은 인텔은 4.99%나 하락했으며 AMD와 마이크론도 각각 6.97%, 2.9%씩 주저앉았다. 반도체장비주도 악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8%나 꺾였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시스코 등 대형 기술주도 모두 3∼7%대의 약세를 보이며 최악의 날을 보냈다.
절망과 불운으로 점철된 9월을 마감한 미국 증시는 10월 첫장인 1일 산뜻한 출발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날 나스닥은 물론 다우지수까지 동반급등, 나스닥은 1200선을 회복했으며 다우지수도 7938을 기록해 8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와 이라크 전황이 연착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블루칩 중의 블루칩인 GE와 IBM이 각각 6.29%, 4.90%씩 오르며 강세장의 버팀목이 됐다. 반도체·소프트웨어·네트워킹 등 대부분의 기술업종이 올랐으며, 특히 델컴퓨터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하면서 4.98%나 올라 돋보였다.
2일 나스닥은 반등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1200선이 또 무너졌다.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와 반도체장비업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코멘트가 쏟아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특히 시스코는 이날 8.14%나 폭락하며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밝은 실적 전망을 내놓은 델컴퓨터조차 2.76% 상승에 그치며 폭락 분위기에 파묻힌 꼴이었다.
3일에도 나스닥은 하행선을 달렸다. 이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하며 지난 1일의 반짝상승으로 얻은 상승폭을 모두 까먹었다. 반도체메이커 AMD의 실적 경고가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압박했으며 주요 증권사의 기업실적 전망도 비관 일색이었다. 몇 가지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분위기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10월 첫째주 마감일인 4일까지 미국 증시는 3일째 하락하고 말았다. 10월 첫날 출발은 좋았지만 주간 마지막날까지 불운이 이어진 것이다. 나스닥지수는 1139포인트까지 밀려났다.
7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내용과 브라질 대선 향방에 따른 국가채무불이행 선언 여부에 따라 다음주 초반 미국 증시는 또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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