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스토리>(34)로봇축구(2)

 작품은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제작 과정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했던 실수를 종종 범하고 만 것이다.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로봇축구 캐릭터를 최대한 귀엽게, 어린이에게 친근하게 하기 위해 3등신 형태의 캐릭터를 채택했다. 그러나 3등신 캐릭터에는 축구가 갖는 화려한 움직임을 적절히 표현할 수가 없었고 답답한 느낌만 들었다. 예를 들면 ‘맨발’의 경우 스타터가 가지는 스피드감의 표현에서 짧은 다리로는 시원시원한 속도감을 나타낼 수가 없었다. 프레임 수를 줄이고 배경 이미지를 수정해 보았지만 기존의 로봇 캐릭터로는 우리가 나타내려고 했던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등의 다양한 표현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 로봇을 캐릭터화 또는 완구화할 경우 2∼3등신의 뒤뚱거리는 캐릭터보다는 5등신 이상의 시원스러운 캐릭터가 상품성이 있다고 조언을 받은 터라 5등신 이상의 캐릭터로 변경을 시도하기 이르렀다.

 결국 캐릭터는 3등신 캐릭터에서 5등신 캐릭터로 전면 변경을 결정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컬러도 크롬풍의 차가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캐릭터마다 캐릭터만의 고유 색상을 부여해 좀더 인간에 가까운 리얼한 로봇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후 제작은 별탈 없이 진행됐다. 캐릭터 변경과 마무리 작업에서 약간 지연이 되어 예상 완료일보다 50일 정도 초과된 3월 중순에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방송사 선정에는 별 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MBC와 SBS가 관심을 보여왔고, 제작초기 단계부터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MBC 프로덕션 측을 택하게 됐다. 단순히 조언을 많이 해주었기에 MBC 프로덕션을 택했던 것은 아니다. MBC 프로덕션 측에서는 로봇축구를 가지고 여러가지 부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줄 것을 약속하였기에 계약을 하게 된 계기라고 볼 수 있다.

 지금 현재 로봇축구는 MBC TV ‘뽀뽀뽀’ 내의 꼭지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방영 중이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매주 월·화·수요일 총 72부작으로 방영을 시작한 로봇축구는 2002년 11월 말까지 방영될 예정이다.

 로봇축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수익 창출 요소를 상당히 고려한 작품이다. 회사의 의도는 로봇축구 방영과 동시에 여러가지 부가 사업도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게임·완구·문구·모바일·출판 등 여러 라이선스를 컨택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로봇축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뚜렷하게 나서는 업체가 실제로 방영되지 않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투자, 또는 공동 마케팅을 유도 해내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방영이 시작되고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방영 시기가 월드컵이랑 겹친 것도 있어서인지 방영 후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러한 소문은 각 관련 기업체들로도 퍼져 나갔고, 지금은 로봇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체에서 역으로 제안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로봇축구 PC게임은 내년 2월 정식 TV시리즈 방송 시기에 맞춰 발매할 예정이고, 아케이드게임기는 내년 5월에 발매할 예정이다. 올 11월부터 사용화 될 IMT2000폰용 로봇축구 애니메이션은 지금 현재 조율 중인 상태다. 그밖에 완구·출판 쪽도 제휴를 맺고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로봇축구를 정식 TV시리즈로 내지 않고 꼭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을 시도한 것은 의도된 것이었다. 로봇축구는 본사가 제작한 최초의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우리의 작품이 어느 정도인가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시장이 필요 했다.

 정작 수익이 나는 부가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나올 것인지 판단도 못한 상태에서 정식 TV시리즈로 방영한다는 것은 모험과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의 꼭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은 테스트 마케팅으로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였고 방영을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꼭지 애니메이션 방영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부가 사업에 손쉽게 접근 할 수 있었으며, 최상의 홍보 수단이 된 것이다.

 <킴스애니컴 김명수 대표 겸 총괄기획 myung@kimscom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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