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美 태블릿PC 시장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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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현녕/ 한국IDC 책임연구원

 

 ◇서론

 태블릿(Tablet) PC가 시장에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비싼 가격과 애플리케이션 부재, 제한적 기능 및 취약한 관련 인프라 등으로 범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태블릿PC를 핵심적인 포스트PC 제품의 하나로 인식하고 전용 운용체계(OS)를 시장에 내놓는 동시에 마케팅과 제품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태블릿PC는 다시 한번 조명을 받고 있다. 비록 MS의 윈도XP 태블릿버전(Tablet PC)은 기본적으로 프로페셔널 버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새로운 유틸리티와 수기(handwriting)인식 기능을 갖고 있어 태블릿PC뿐 아니라 데스크톱과 휴대형PC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및 기능의 다양성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수의 하드웨어 업체들이 MS의 전용 OS 개발과 적극적인 시장참여에 기대를 걸고 새로운 태블릿PC를 개발하고 있다.

 태블릿PC 시장은 특히 ‘슬레이트(Slate)’ 타입과 ‘컨버터블(Convertible)’ 타입을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의 관심도 각각의 제품군들이 어떠한 수요처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태블릿PC는 10년 가까이 의료·산업현장 자동화·여행관련 분야 같은 수요처들을 중심으로 보급돼 왔지만 이들 수요처는 가까운 장래에 수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태블릿PC 보급확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요처의 확보가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고 정보기술(IT) 지출이 늘어날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 시장에서 데스크톱 교체수요가 대규모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들 중 많은 부분이 휴대형PC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 때가 미국 시장에서 태블릿PC가 자리잡을 수 있는 최적기라고 볼 수 있다.

 태블릿PC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침투할 경우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며 휴대형PC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요인들이 많다. 본고에서는 현재 향후 태블릿PC 시장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MS의 태블릿PC OS의 특징과 현재 태블릿PC 제품군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가장 큰 규모의 수요가 예상되는 미국시장에 대해 오는 2006년까지 전망해보고자 한다.

 

 ◇태블릿PC OS

 ‘윈헥(WinHEC)2001’에서 처음 발표된 MS의 태블릿PC OS는 단순히 윈도XP프로 가운데 하나의 레이어(layer) 정도로만 묘사됐다. 하지만 이 개념은 태블릿PC OS를 완전히 독립적인 XP 제품군으로 만들기 위해 수정됐고 그 결과, 현재 MS의 XP 제품군은 XP홈, XP프로, 태블릿PC로 완전히 구분되기에 이르렀다.

 태블릿PC와 다른 MS XP 제품군의 차이는 ‘디지털 잉크(digital ink)’ 지원 및 사용여부다. 태블릿PC가 등장하기 이전 OS들은 수동적인 스타일러스(stylus)로서 LCD스크린을 누르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지원했다. 하지만 현재 버전은 능동 스타일러스 기능을 지원한다. 능동 스타일러스는 LCD 백라이트 바로 아래 삽입된 센서 격자에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디지타이저(digitizer) 기능을 수행해 데이터 형태로 저장되는 디지털 잉크를 생성한다. 이 디지털 잉크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PC와 호환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즉, 태블릿PC OS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PC와의 호환성에 있다.

 태블릿PC OS의 또 다른 특징은 수기인식 능력이다. 비록 현재 태블릿PC의 수기인식 소프트웨어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한 셈이다.

 이 외에도 태블릿PC OS에는 ‘윈도 저널(Journal)’이나 ‘윈도 스티키노츠(Sticky Notes)’와 같이 사용자 편의를 위한 유틸리티가 탑재돼 있고 또 ‘태블릿PC용 오피스 XP 팩’과 같이 MS 오피스의 핵심 기능에 디지털 잉크 기능을 덧붙인 유틸리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호환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폼팩터(Form Factors)와 사용모델

 태블릿PC는 크게 슬레이트 타입과 컨버터블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슬레이트 타입

 키보드가 없으며 비교적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일본 후지쯔의 ‘Stylistic 4000’이 대표격. 이 타입은 태블릿PC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10년 전 태블릿PC가 시장에 처음 소개될 당시부터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문자입력 체계의 한계로 향후 시장성장 가능성은 컨버터블 타입에 비해서는 낮다는 평가다. 따라서 대안으로 도킹 스테이션(docking station)을 장착해 확장성을 부여한 제품들이 준비되고 있지만 이 경우 슬레이트 타입의 최대 강점인 휴대의 용이함과 크기와 무게에서의 장점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빚을 수 있어 성장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슬레이트 타입 태블릿PC는 종전처럼 제한된 수요처를 대상으로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시장에서 신규 수요는 가까운 장래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의 슬레이트 타입의 판매는 교체수요에 의존하게 되고 미국시장에서 성장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버터블 타입

 키보드가 있고 디스플레이의 회전이 가능하며 주로 원스핀들(one-spindle)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인데 대만 에이서의 ‘TravelMate 100’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현재까지 컨버터블 타입의 주 수요처는 기업체 간부급 등 지속적으로 회의에 참가해야 하는 사람들과 키보드·터치스크린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파워 유저(power user)들로 슬레이트 타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성장가능성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컨버터블 타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첫째, 기존 노트북과의 가격 경쟁력이다.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급의 울트라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최소한 동등한 가격대여야 기존의 울트라 휴대형 노트북의 주 수요처를 잠식하면서 성장이 가능하다. 둘째, 이 타입이 기존 데스크톱시장의 대체 수요를 잠식하며 범용화가 진행되려면 확장성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도킹 스테이션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셋째, 투스핀들(two-spindle) 노트북의 경박단소화·경량화에 대한 대응이다. 현재 개발된 대부분의 컨버터블 타입 제품은 주로 원스핀들 방식인데 기본적으로 원스핀들 노트북은 경박단소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기능의 한계와 어중간한 크기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한 IT 투자축소 여파로 미국 시장에서 점점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투스핀들 노트북의 경박단소화·경량화로 기존 원스핀들 노트북 수요가 잠식되고 있다. 따라서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의 투스핀들 방식 채택을 통한 기능과 확장성이 이루어지기 이전까지 투스핀들 방식 노트북으로 인해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의 시장침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기업 IT 관리자들의 입장이다. 향후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의 주 수요처는 기업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수적 성향이 강한 기업내 IT 관리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기보다는 기존의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할 경우 이를 위한 추가적인 비용과 교육이 요구되기 때문에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가 각 기업의 IT 관리자에게 쉽게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 경기회복과 함께 기존 데스크톱에 대한 대규모의 교체수요가 예상되는 2003년 하반기부터 노트북과 태블릿PC간 본격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경박단소화와 경량화된 투스핀들 방식 노트북이 상당부분의 교체수요를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의 대대적인 성장은 당분간은 억제될 것이란 얘기다.

 

 ◇2002∼2006년 미국 태블릿PC 시장전망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IDC는 미국 태블릿PC 시장전망을 두 가지로 보고 있는데 그 배경이 되는 가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장 성장의 조건

 -태블릿PC 업체들간 경쟁으로 인한 대폭적인 가격하락(기존 울트라 휴대형 노트북 수준으로)

 -MS의 시장참여로 인한 잠재 수요자들의 태블릿PC에 대한 인식 개선

 -태블릿PC의 발전과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한 디자인 개발로 인한 태블릿PC의 범용화 진행

 -지속적인 태블릿PC OS 기능의 개선(특히 수기인식 기능 개선)

 -기존 노트북과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 통합 제품의 휴대형PC시장에서 표준화 진행

 △시장위축을 불러오는 가정들

 -미국 경제 불황으로 인한 수요처에서의 휴대형PC에 대한 수요 침체

 -현 OS상에서 수기인식 기능의 부정확성으로 인한 대기수요 발생

 -IT 관리자들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보수적인 구매 패턴

 -범용 모델의 개발 부재

 -투스핀들 방식 노트북 수요 증가

 -초기 수요가 부진할 경우에 예상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태블릿PC 제품에 대한 투자 축소

 

 이런 배경하에서 현재 미국 태블릿PC 시장에는 두 가지 예측이 공존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긍정적 시나리오

 태블릿PC가 투스핀들 방식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경량화·경박단소화가 진행되고 수기인식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개선되면서 태블릿PC 기능이 확장될 경우 태블릿PC는 기업용 모바일시장 수요를 잠식하면서 오는 2004년부터 컨버터블 타입을 중심으로 수요가 대폭 확산돼 오는 2006년까지 전체 시장규모가 7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기에는 태블릿PC에 대한 기업 IT 관리자의 개방적인 시각도 전제돼야 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컨버터블 타입은 2003년 하반기부터 대규모로 예상되는 데스크톱에 대한 모바일 대체수요를 잠식하면서 고도 성장이 예상되지만 슬레이트 타입은 문자 입력체계의 한계로 인해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즉, 태블릿PC의 범용화는 컨버터블 타입과 통합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적 시나리오

 IT 관리자들의 태블릿PC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전제로 한다. 이로 인해 태블릿PC에 대한 초기수요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태블릿PC에 대한 개발과 지원이 축소돼 태블릿PC의 범용화는 잘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블릿PC는 기존과 같이 제한된 수요처만을 대상으로 판매가 될 것이며 동시에 태블릿PC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경우 향후 휴대형PC 시장의 표준규격으로 예상되는 통합제품 역시 상용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슬레이트 타입과 컨버터블 타입 모두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오는 2006년에 이르러도 전체 시장규모는 19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즉, 긍정적 시나리오에서 예상되었던 컨버터블 타입의 교체수요 잠식을 통한 비약적인 시장성장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슬레이트 타입 역시 기본적으로 수요처가 제한되어 있어 컨버터블 타입보다는 탄력도가 낮지만 신규시장으로의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이상을 정리하면 슬레이트 타입 태블릿PC에 대한 전망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슬레이트 타입시장은 이미 정착단계에 이르렀고 향후에도 윈도기반 솔루션 확산과 함께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하지만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 시장전망은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 또 전체 태블릿PC 시장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컨버터블 타입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수기인식 소프트웨어의 성능개선, 사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한 지속적인 디자인 개발과 컨버터블 타입 태블릿PC의 효용성에 대한 IT 담당부서의 인식제고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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