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남북 IT교류-IT·경제협력

■IT교류 협력 현황 ■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IT분야 교류협력사업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민간분야에는 굵직한 결실들을 맺기도 했다. 주요 남북IT 교류협력사업을 간추렸다.

 ◇남북 첫 민관 통신 협상=정보통신부 고위간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 및 KT·SK텔레콤·삼성전자·LG전자·현대시스콤 등 5개사 임원들은 지난 6월 4일부터 8일까지 평양에서 북측 체신성 등과 회담을 갖고 평양·남포 일원에서 CDMA방식의 이동전화와 국제전화 관문국 고도화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KT와 SK텔레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한내 통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CDMA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임에 따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 IT기업들의 활약=지난해 8월 남측의 하나비즈와 북측의 평양정보쎈터가 중국 단둥에 합작설립한 ‘하나프로그람센터’에서는 현재 평양정보쎈터 연구원들이 파견돼 다산네트웍스 등 남측 IT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또한 부설 교육원에서는 다산네트웍스가 중심이 돼 지난해 1차 IT전문교육에 이어 지난 5월부터 북측 신규인력 30명을 대상으로 2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 3월부터 조선콤퓨터쎈터와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사업을 진행해온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114만달러를 투자, 20건의 개발과제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72만달러를 추가투자해 13개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엠알아이는 지난해 11월 평양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컴퓨터 모니터를 북한 내수시장에 직접 공급했으며, 공급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하나로통신이 북한 삼천리총회사와 공동으로 3D 스폿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후반부 16편을 공동제작한데 이어, 지난달부터 2차로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남북합작 제작사업에 들어갔다.

 ◇대학간 협력=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은 북한 교육성과 2003년 9월 박사원(대학원) 개교를 목표로 지난 6월 평양에서 ‘평양과학기술대학(초대총장 김진경 옌볜과학기술대학 총장)’ 착공식을 가졌다. 박사원 과정은 정보통신공학부, 농생명공학부, 상경학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 KAIST가 학사운영에 대한 자문을 맡기로 하고 현재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포항공대는 지난해 5월 북한 평양정보쎈터와 공동 연구개발 협정을 맺고,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부터 북한측과 가상현실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양대는 지난 7월 2명의 교수를 김책공대에 파견해 4주씩 두차례로 나눠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운용체계와 시스템 분야를 강의했으며, 김책공대 캠퍼스에 설립자의 아호를 딴 백남공학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도 조영화 원장이 지난해 7월 북한을 다녀온 뒤 북한과 과학기술정보 유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경제협력 주요 쟁점 ■

 남북간 경제협력 활성화와 확대를 위해 해결하고 넘어야 할 법적·제도적 장치들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남북간에 합의된 주요 협력사업계획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4대 경협합의서 발효=지난 8월말 남북경제협력위원회(경협위) 제2차 회의에서 남북한이 각기 법적 절차를 밟아 발효시키기로 합의한 4개 경협합의서는 경제교류와 협력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제도적 장치다. 2000년 12월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경협합의서는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상사분쟁조정절차, 청산결제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투자보장은 남한투자자와 투자자산, 수익금, 기업활동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보장한다는 것이며, 이중과세방지는 기업활동을 한 지역과 본국에서 세금을 이중으로 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청산결제는 상대편에 진출한 남북한 기업들이 남과 북의 은행을 통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며, 상사분쟁 해결의 경우 경협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상사분쟁 해결을 위해 남북상사중재위원회를 공동으로 설치한다는 것이다.

 4개 경협합의서는 우리측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을 승인하고 북측 최고인민위원회에서 승인하는 절차를 거쳐 상대방에 통보하면 발효된다. 우리 정부는 경협합의서의 법적 효력을 부여하기 위한 국내 절차로 지난해 5월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국회로 넘겨진 4개 경협합의서 조약비준 동의안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 결과로 헌법과의 불일치를 빚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지금까지 계류돼 있다. 그러나 지난달 경협합의서 발효를 위한 남북 양측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선거를 앞둔 국회에서 조약비준안을 동의해줄 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바세나르 협정=IT교류협력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금까지 남북간에 합의안을 이끌어낸 여러 협력사업계획들은 진전을 보지 못하거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세나르 협정이라는 대북 전략물자 반출제한제도 때문이다. 지난 6월 남북이 통신회담을 열어 평양·남포 일원에서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CDMA 이동전화 사업도 대표적인 예다.

 미국은 컴퓨터 등 고민감 품목의 대북 반출을 봉쇄하고 있는 이 협정을 들어 자국이 원천기술을 가진 장비·기술의 대북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은 또 올해 초 수출관리규정을 고치면서 북한 등 이른바 ‘테러지원국가’에 대해 펜티엄급 이상 컴퓨터의 반출 금지조처를 유지시킨데 이어, 지난 6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다.

 7월 현재의 규정을 보면 컴퓨터의 혼합이론 성능(CTP)이 2만8000Mtops가 넘는 디지털 컴퓨터는 규제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펜티엄4급 컴퓨터의 경우 대북 반출제한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대북 전략물자 수출관리규정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북미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는 게 필수적이지만 당장은 그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6·15 선언이후 남북관계 주요 일지 ■

 △2000.6.13∼15 : 남북정상회담 개최,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2000.7.29∼31 :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2000.8.5∼12 : 남한 언론사 사장단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2000.8.15∼18 : 제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서울·평양)

 △2000.9.15 : 시드니올림픽 남북선수단 동시입장

 △2000.9.25∼26 :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제주)

 △2000.11.29∼12.5 : 중소기협중앙회 남북경협단 방북

 △2000.12.28∼30 :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평양)

 △2001.1 :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

 △2001.1.17 :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 방문

 △2001.11 : 북한과 외국간 e메일 중계 사이트 ‘실리뱅크’ 오픈(중국 심양)

 △2002.5 : 훈넷·북한 조선장생무역총회사, 평양에 첫 PC방 개설

 △2002.6.29 : 남북 서해 교전

 △2002.8.12∼14 :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2002.8.27∼30 :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 개최(서울)

 △2002.9.7 : 남북 통일축구대회 개최(서울)

△2002.9.11∼13 : 문화방송, 서울-평양 뉴스데스크 이원 생방송

 △2002.9.29∼10.14 :제14회 부산아시안경기대회 북한선수단 참가(예정)

 △2002.10.19∼22 : 제8차 남북장관급 평양회담(예정)

 

 ◆남북 IT교류 주요 일지

 △2000.7.18 : 남북 합작 ‘코리아남북교역센터’ 설립(중국 단둥)

 △2000.9 : 엘사이버, 평양프로그램교육쎈터 설립(평양)

 △2000.9.21 : 통일IT포럼 창립

 △2001.1.30 : 하나로통신, 북한 삼천리총회사와 3D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합의

 △2001.2.21∼24 : 제5차 코리안 정보처리국제학술회의(중국 옌지)

 △2001.3 : 남북, 평양정보과학기술대학 설립 합의

 △2001.2.7∼11 : 남북IT교류협력사업 제1차 방북단 평양 방문

 △2001.5.2 : 통일부, 하나비즈·엔트랙 남북 협력사업 승인

 △2001.5 : 북한, 통일 IT포럼 IT도서 기증 요청

 △2001.5.9 : 포항공대-평양정보쎈터 과학기술 공동연구 협정 체결(중국 단둥)

 △2001.5.10 : 남북 첫 IT합작사 ‘하나프로그람센터’ 설립(중국 단둥)

 △2001.7.27 : 다산네트웍스, 삼천리총회사와 평양시내 네트워크 시범구축 합의(평양)

 △2001.8.1 : 민족네트워크, 평양정보쎈터와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합의

 △2001.8.2 : 하나프로그람센터 부설 ‘하나소프트’ 및 ‘교육원’ 개소(중국 단둥)

 △2001.11 : 아이엠알이, 평양공장서 생산한 PC모니터 북한내 판매개시(평양)

 △2001.11 : 통일IT포럼, 북한에 최초의 IT도서 전달

 △2002.4 : 훈넷·조선장생무역총회사, 인터넷 복권 사이트 오픈

 △2002.4.20∼22 : 북한, ‘제1차 조선 콤퓨터 쏘프트웨어 전시회’ 개최(중국 베이징)

 △2002.6.4∼8 : 남북 첫 통신회담 개최, CDMA·국제전화 사업 공동추진 합의(평양)

 △2002.6.12 : 남북 첫 합작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 착공

 △2002.7∼8 : 한양대 공대 교수 2명, 북한 김책공대서 IT 강의

 △2002.8 : 하나로통신, 북한 삼천리총회사와 3D 애니메이션 2차 공동제작 합의

 △2002.8 : 남북공동 ‘2002년 우리말 언어정보산업표준 국제학술회의’ 개최(중국 베이징)

 △2002.8.21 : 통일부, 삼성전자 남북협력사업 변경신청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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