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여성]최영선 애드온 사장

 ‘윗사람이 시킨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성취감은 적다. 주인공 의식을 가져라.’

 인터넷 빌링솔루션 개발업체 애드온(http://www.addon.co.kr)을 이끌고 있는 최영선사장(51)은 30년 가까운 사회생활 동안 초지일관 지켜왔던 인생철학을 이렇게 말한다.

 최 사장은 ‘전산’이라는 개념이 막 도입되던 73년부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온 프로그래머로 여성1세대 프로그래머로 통하는 인물. 최 사장은 옛 과기처에서 정부 전산화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을 포함해 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 등에서 2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하다 90년 애드온을 창업, 한국통신과 한솔PCS 등 이동통신회사들의 빌링시스템과 인터넷기업들의 과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오고 있다.

 최 사장은 자신의 인생을 끝없는 자기계발과 준비, 그를 통한 성취라고 한마디로 설명한다.

 “74년 한국후지쯔 설립과 동시에 입사한 후 한 2년쯤 됐을 겁니다. 내게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뿐만 아니라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또래 중에서는 좀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독특한 발상은 경력과 이미지 관리에도 눈을 뜨게 했고 이후 직장이나 일의 선택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싫었고 내가 결정하고 보람을 찾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입사 2년차의 ‘당돌한’ 꿈은 15년여의 세월이 흐른 후 결국 이루게 됐다.

 햇병아리 시절의 꿈을 한단계씩 밟아 이룬 성과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최 사장의 애착은 남다르다.

 “외환위기 직후 벤처투자열풍이 불 때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투자자들이 찾아와 투자하겠다, 코스닥등록을 시켜주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사업계획서만으로도 투자를 받던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 빌링솔루션이라는 아이템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라는 생각들을 했을 것입니다.”

 최 사장은 그러나 평생의 노력으로 만든 회사를 걸고 금융 모험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라고 생각해 투자를 받지 않았다. 묻지마 투자 광풍이 지나간 현재는 주가를 위한 회사로 전락시키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던 그 때의 판단이 바람직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흔히 들어가던 ‘연구소’가 싫어 일반 기업을 선택했다는 최 사장은 “책임에 대해 괴로워하고 도망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톱이 될 수 없다”며 “직장에 안주하기보다는 일에 대한 정열을 키우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