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PC메이커 휴렛패커드(HP)와 델컴퓨터가 자사 제품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축소형 제품인 ‘웍스(Works)’ 대신 코렐의 소프트웨어를 쓰기로 했다.
이는 MS가 지배하는 PC 컴퓨팅 지배체제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판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HP와 델은 이달초 일부 PC 모델에 코렐의 워드프로세서인 ‘워드퍼펙트’와 스프레드시트인 ‘콰트로 프로’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두 제품은 MS 오피스, 워드, 엑셀과 대부분 호환된다.
HP의 이같은 조치는 올 가을 북미지역에서 공급될 ‘파빌리온’ 모델에만 적용된다. 올초 컴팩과 합병한 HP는 ‘컴팩 프리자리오’ 제품도 공급중이며 이 제품은 웍스나 MS 오피스 버전을 내장하고 있다.
델은 자사 ‘다이멘션’ 데스크톱 PC와 곧 시판될 ‘인스피론’ 랩톱 컴퓨터에 코렐 제품을 쓸 예정이다. 델의 다른 모델에는 계속해서 웍스나 MS 오피스 옵션이 쓰인다.
HP와 델은 이번 결정으로 소비자는 코렐 제품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MS 오피스의 여러 가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어 그만큼 소비자 선택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코렐은 이번 조치로 500만명 정도의 새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델과 HP가 코렐 제품을 이용하기로 한 결정은 MS와 거리를 두기 위한 것보다는 PC 단가를 낮춰 이익을 더 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코렐 스티브 훅 전략관계담당 수석부사장도 “우리는 MS보다 더 싼 가격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클레인한스 메타그룹 분석가는 “이번 조치는 이익률을 늘리고 시스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PC업체의 속성을 드러낸 조치”라고 평가했다.
독립적인 조사 전문업체인 디렉센스온마이크로소프트의 폴 드그룻 분석가는 “HP와 델의 이번 조치가 MS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치는 않을 것”이라며 “MS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캘린더,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표준 웍스 제품군은 컴퓨터와 별도로 10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양사는 그러나 PC판매 촉진을 위해 지금까지 새 PC 구매자에게 보너스로 이 MS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 실제로 웍스보다는 표준 제품가가 479달러인 기업과 개인 고급 이용자용 MS 오피스가 MS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S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은 90%가 넘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로버트 오스트리언 분석가는 “시장의 성공 여부는 포천 500대 기업이 원하는 것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재 오피스 이외 제품을 선택하기가 아주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초기에 나온 워드프로세서 중 하나인 코렐의 워드퍼펙트는 한때 동종업계를 석권했으나 코렐의 회사 소유주가 바뀐 뒤에 MS 오피스에 밀려 최근 수년 동안 인기가 급격히 낮아졌다.
코렐은 현재 MS가 최대 주주로 2400만주의 우선주를 가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가 코렐의 회계수지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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