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장 진창현/진창현 저/혜림커뮤니케이션 발행/와이즈북토피아 제작
전세계 다섯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무감사(無監査) 제작자’. 동양의 스트라디바리우스. 1976년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회 ‘국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총 6개 부문 중 5개 부문의 금메달을 휩쓴 신화의 주인공.
모두 바이올린 명장(明匠) 진창현 선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은 진창현 선생의 파란만장한 인생여정을 눈물겹게 그린 자서전이다.
그가 일본에 처음 건너간 것은 열네살. 석탄을 나르고 인력거를 끌면서 메이지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업의 길이 막히고 결국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 기술을 익혀 세계 최고 거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선생의 집념과 열정, 숱한 좌절과 고난 속에서도 오로지 가슴에 품은 꿈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 왔던 투지와 인내의 세월들은 깊은 감동과 큰 용기를 준다.
저자가 살아온 발자취를 통해 어디서 무엇을 하든 투철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하며, 자신이 이룬 결과에 만족하지도 말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체념하지 말라는 충고도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진창현 선생이 43년간 장인의 길을 걸어오면서 만난 야샤 하이페츠, 로스트로포비치, 정경화 등 세계적인 유명 연주가들과 겪은 에피소드와 사진이 수록돼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내가 만드는 것은 바이올린이다. 바이올린의 선율은 다른 악기들과 어울려 더욱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나는 이런 의미에서 조국에 나의 바이올린을 기증하였다. 모든 대립과 갈등과 편견을 넘어 남북으로 갈라진 한민족이, 국내와 해외에 있는 모든 동포들이, 나아가 한민족과 일본민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며 바이올린과 같은 멋진 화음을 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역경의 세월 속에서 꿈을 잃지 않고 살아온 나의 70여년 인생 이야기가 이제 막 꿈을 펼치려는 조국의 젊은이들에게 조그마한 실마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는 저자 서문은 바로 74세의 청년 장인(匠人)이 ‘조국의 젊은이에게 고하는 글’로서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e북은 와이즈북토피아에서 제작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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