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사업에 대한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정보통신부가 ‘무선랜 운영권고(안)’를 곧 내놓을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무선랜 주파수 대역으로 사용중인 2.4㎓ 대역의 동종 또는 이종 기기간 예상되는 전파간섭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최근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무선랜 운영권고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 권고안은 비록 강제 규정이 없으나 무선랜 서비스 운영에 대한 교범 구실을 해 전파간섭에 따른 분쟁과 소비자 권익침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가이드 라인보다는 무선랜 주파수의 재할당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왜 권고안인가=2.4㎓ 무선랜에 사용하는 주파수가 2400∼2483.5㎒ 대역의 산업·과학·의료(ISM)용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최근 등장한 소출력 무선기기(무선랜·블루투스 포함) 등이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며 불가피하게 전파간섭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공유대역의 특성상 법적 구속력도 가질 수 없다.
더욱이 2.4㎓ 무선랜은 5㎒ 간격으로 현재 13개의 채널만을 쓴다. 1채널의 대역폭이 22㎒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일 장소에서 전파간섭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은 3, 4개에 불과하다. 또 2.4㎓ 무선랜의 최대 전송속도는 11Mbps로 알려졌으나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헤더 부분을 뺀 순수 데이터의 최대 전송속도는 5Mbps에 불과하다. 결국 전파방해물의 위치에 따라 전파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내용=본지가 입수한 권고안은 공개 서비스공급자ID(SSID)를 사용, 전파간섭이 발생할 경우 AP운영자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KT의 경우는 공중 무선랜서비스 지역마다 SSID를 ‘네스팟’으로 설정해 타 무선랜 운영자는 SSID 검색과정을 통해 KT의 공중 무선랜 AP의 존재 유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권고안은 또 전파간섭이 발생하면 타무선랜 운영자와 협의해 전파간섭 문제를 해결할 담당자를 지정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담당자의 연락처를 명기하도록 했다. 자가 무선랜 운영자의 경우도 공개 SSID를 사용하는 한편 맥 어드레스를 사용한다든지 WEP 키, 라디우스 서버 등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이용자에게도 5m 이내에 전자레인지가 작동될 때 무선랜을 사용할 경우 통신이 두절되거나 전송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시켜야 한다. 무선랜과 블루투스는 5m 이상 공간을 두고 운영해야 한다. 벽·파티션·책상 등의 배치와 무선랜 카드의 위치에 따라 전송속도가 변화할 수 있음도 숙지시켜야 한다. 무선랜간 전파간섭 해결방안 역시 제시해야 한다. 즉 채널을 선택하는 문제나 AP의 위치, 서비스 영역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파간섭 해소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미와 전망=현재까지 무선랜을 활용하는 데 크게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선랜의 확산속도에 빨라지면서 전파간섭과 이용자 권익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통부가 이번에 마련한 권고안은 2.4㎓ 대역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전파간섭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사업자와 운영자, 이용자 모두 이를 준수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특히 전파간섭이 일어나 생긴 분쟁을 조정하는 기준안이 될 수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권고안은 무선랜간의 전파간섭을 완화하고 전파자원을 공유하기 위해 무선랜을 활용하는 사업자·운영자·이용자가 자율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권고안이 지켜질 경우 무선랜과 무선랜 또는 무선랜과 타 전파기기간 전파간섭으로 인해 통신속도의 저하나 이용자간에 발생할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무선랜 서비스도 안정돼 수요 또한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차세대 주파수 대역으로 꼽히는 2.3㎓ 대역의 주파수를 무선랜으로 재할당하는 게 전파간섭 해소와 수요 창출의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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