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폭등과 국내 기업의 사상 최고 반기 실적을 호재로 주식시장이 7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장 초반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주식시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폭이 둔화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16일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기업 CEO들의 재무제표 인증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미 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한 데다 국내 상장·등록기업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 장중 한때 오름폭이 17포인트에 이르며 730선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일부 차익매물과 경계성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어들어 결국 전일대비 7.05포인트(0.99%) 오른 718.29에 만족해야 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60선 공략에 나섰지만 오름폭이 둔화되며 0.26포인트(0.45%) 오른 58.20에 머물렀다.
외국인들은 나흘만에 양 시장 모두 매수에 나서며 상승 흐름을 주도했지만 순매수 규모는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236억원, 42억원에 그쳐 본격적인 매수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의 원동력은 상반기 실적 발표보다는 미 증시 강세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상장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7조원을 넘어섰고 코스닥도 1조5000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기업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은 1분기에 비해 29% 줄어들었고, 코스닥 기업은 무려 50%나 급감했다. 또 실적호전 재료가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점도 실적 발표보다는 미 증시 강세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에 설득력을 더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실적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던 일부 종목과 매출 및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상장·등록기업들만이 강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증시의 불안정성과 국내 증시의 취약한 수급구조를 감안할 때 현재의 반등 기조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 증시가 최악의 하락세는 벗어났지만 상승 추세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인 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수급 여건도 고객예탁금이 연중 최저 수준이고 기관들도 주식형 자금 유입이 부진한 편이어서 매수여력이 충분한 상태는 아니다.
이계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아직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고 국내 증시도 현 지수대에 매물대가 두껍게 포진돼 있어 미 증시 강세 및 국내 기업 상반기 실적 호전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향후 투자자들은 상반기 실적 호전 종목보다는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수가 단기적으로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지수 관련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투자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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