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KT 한국증시 쌍끌이 나섰다

 삼성전자와 KT의 한국 증시 쌍끌이가 시작됐다. 양사 모두 자사주 매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돌입한 상태며 KT도 오는 21일부터 외국인 지분 한도가 49%로 확대됨에 따라 SK텔레콤과의 주식 맞교환(스와프)을 통한 자사주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IT코리아를 견인하고 있는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KT의 주가 동향이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장과 영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삼성전자=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국내 증시의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과 국내 증시의 폭락 시점에 나온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의는 삼성전자 주가의 30만원선 붕괴를 저지시켰으며 우려감 일색이던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대단한 일로 평가된다. 수천억원대의 연기금을 주식매수에 쓰겠다는 것이 증시 안정대책으로 나올 정도인 상황에서 1조원, 그것도 단일 종목에 대한 집중 매입은 매우 공격적인 형태다.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원은 “1조원 정도의 자사주 매입은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큰 규모며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가의 상승요인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은 전체 장세를 상승으로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최소한 지수방어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와 연동해 움직이는 반도체 장비와 재료주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따라 일부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매일 신고하는 자사주 매입 가격에 따라 그날 시장 흐름을 예측한다는 시장 참가자도 생기는 등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당분간 증시의 최대 화두임에 틀림없다.

 ◇KT=37.22%의 외국인 지분한도를 거의 소진한 채 무거운 행보를 거듭해왔기 때문에 이번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는 수급문제에 더없이 반가운 단비일 수밖에 없다.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로 KT에 꾸준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오는 20일 임시주총일까지는 외국인들이 매수를 늘리지 못하는 대신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의 ‘선취매’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도확대 시점인 21일 이전에는 기관과 개인이 물량 공방을 지속하다가 21일부터는 외국인들의 주도로 어느 정도 물량 해소가 이뤄질 것”이라며 “당분간은 저렴한 가치주로서의 지위를 누리며 국내외 투자자의 매수 타깃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외국인 지분 한도 제약 때문에 자사주 비중을 높이지 못했지만 한도 확대 이후에는 SK텔레콤과의 스와프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이미 KT 지분을 줄여 나가겠다고 공언한 이상, 스와프를 위한 걸림돌은 모두 제거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사간 스와프가 각사의 자사주 확대, 소각 등으로 이어진다면 통신 대표주인 SK텔레콤과 KT의 주식가치 상승은 물론 통신주 전반의 수급문제 완화, 투자심리 회복에 결정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