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퍼베이시브 컴퓨팅-상용화 추이 및 경영과의 관계

◆상용화 추이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부문은 아직 사업성이 있는 사업모델이 개발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어떠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분명치 않다. 또 관련업체들은 퍼베이시브 컴퓨팅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확실한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발전은 비행기, 라디오, TV 또는 인터넷과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처럼 처음에는 때로는 잠재고객과 기술의 적용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싹트는 데는 거의 40년이 걸렸고 그 인프라는 많은 개인 소비자들이 PC와 모뎀을 구입하기 이전에 구축됐다. 하지만 월드와이드웹(WWW)이 인터넷을 광범위하게 접속할 수 있게 한 지난 93년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것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려면 앞으로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가 제대로 개발, 구축되는 데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므로 이 부문에서 수익이 창출되려면 컴퓨팅 기능이 있는 노드가 훨씬 더 많이 확산돼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이 초기에는 여러 곳에 확산되지 않고 특정 지역이나 시설에 시범적으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장에서는 유용한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관련 컴포넌트 공급업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진 업체만이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퍼베이시브 컴퓨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에 마이크로컨트롤러나 광네트워크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경쟁이 심해 별로 유리한 입장에 있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이 있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업체들과 협력체제를 가진 업체들이 이 부문 시장에 진출하는데 유리할 것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의 잠재고객은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있을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통신 네트워크는 표준이 서로 다른데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실현을 위해서는 물리적 연결, 네트워크 프로토콜, 전송제어 등에 호환성이 있어야 한다. 무선LAN기술에는 Wi-Fi, 하이퍼(Hiper)LAN, 홈(Home) RF 등이 있고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산업용 버스(bus)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일부는 이더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동전화 네트워크는 나라마다 주파수가 다를 뿐 아니라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각기 다른 전송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의 표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인터넷에서는 확장성표기언어(XML:eXtensible Markup Language)가 각종 정보통신기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하지만 응용 프로그램에 따라 XML의 버전이 다를 뿐 아니라 응용 프로그램들이 서로 호환성이 없다.

 컴퓨팅 노드와 네트워크가 우리 일상 생활에 침투함에 따라 노드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엄청난 분량의 디지털정보가 생산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세계 저장매체 시장이 지난 2000년 330억달러에서 오는 2004년 5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이용하는 것은 특히 기업체에는 어려운 문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주 사용하거나 직접 관련이 있는 데이터는 현장에 저장하고 다른 데이터는 원거리에 있는 저장서버에 두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저장문제와 함께 확장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두개의 네트워크로는 수백만명의 사용자를 지원할 수 없다. 잘 사는 나라 소비자들은 시계, TV, PC, 전화 등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장한 각종 전자제품뿐 아니라 휴대전화, 무선호출기, PDA와 같은 다양한 통신기기를 사용하고 잇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30개 이상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약 2억8400만명,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에서는 7억3000만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지능 컴퓨팅 노드가 이론상 300억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건물에 있는 노드 수가 전력선 인입(引入)점만큼 많아질 것이다. 또 여기에 IP주소와 실제 주소를 더하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노드의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질 것이다. 이처럼 엄청나게 많은 노드들이 효율적으로 상호 작용하고 상대방을 확인할 수 있게 하려면 시스템의 구조가 견실해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의 가격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가령 시계, 문 자물쇠, 스토브 버너와 같은 제품에 데이터처리 및 통신연결 기능을 추가하면 그만큼 가격이 올라갈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런 제품들이 컴퓨팅 기능을 추가하지 않아도 작동이 잘될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컴퓨팅 기능이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컴퓨팅 및 네트워킹 기기들의 기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적어도 유사(類似) 퍼베이스브 네트워크가 구축될 가능성은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잠재고객은 군사 및 정부기관, 산업계, 일반 소비자 등 광범위하다.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기관은 미국 군대로서 군사 및 정부기관은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의 가격보다 성능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 테러 위협으로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서방 국가에서 퍼베이시브 컴퓨팅 응용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기계시설, 건물, 교량, 공항 등의 시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원격통제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가 차원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정부가 제품의 가격을 흥정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가족 및 친구들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려고 할 것이므로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다. 또 소비자들은 자동차나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원거리에서 제어하고 물이 샌다거나 곤충이 많이 생기면 원거리에서 조정, 처리하려고 할 것이다.

 제조업체를 포함한 기업체들도 이 기술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제품 생산과정을 점검하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웹을 통해 원거리에서 제품생산을 감시함으로써 제조업체들은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관리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다른 기업체들은 이 기술을 사용, 통신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필리핀의 주요 통신업체에 따르면 그 나라 소비자들은 하루에 4000만개 이상의 텍스트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데스크톱PC는 비교적 비싸기 때문에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용량이 작은 정보통신기기가 더 인기가 있다. 아시아의 가정과 기업체들이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주요 선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퍼베이시브 컴퓨팅기술과 상승작용을 일으킬 기술은 인터페이스 기술, 소형 전원, 내장형 프로세서, 셀방식 이동통신기술, 광케이블, 센서, 소프트웨어 구조 등이다. 앞으로 퍼베이시브 컴퓨팅이 부상하면 인터페이스가 더욱 협조적으로 되고 형태가 다양해질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는 오늘날 인터페이스의 문제점인 정확도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존의 인터페이스가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가령 키보드는 몸짓 인식기술, 터치스크린은 생체 측정기술, 전화기 키패드는 감정 감지 컴퓨팅 기술, 언어인식 기술은 자연어 처리기술, 스위치와 다이얼은 바이오센서로 발전할 것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조성하려면 칩,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과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업체들과 제휴해야 한다. 이들 제품의 공급업체와 시스템통합(SI)업체들은 우수한 IT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상당히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투자 회수기간이 몇 년 걸리기 때문에 자금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주요 자금원은 정부기관과 전략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체다. 미국 군대가 이 부문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중이고 PARK, HP, IBM, 마이크로소프트, AT&T 등 기업의 연구소들도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부문이 성장하는데는 자금지원과 관심이 중요한 요소다.

 현재로서는 퍼베이시브 컴퓨팅 산업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제는 별로 없다. 인터넷이 발전하는 한 미국은 퍼베이시브 컴퓨팅 산업을 규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기술이 확산되고 소비자들이 그 영향을 인식하게 되면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컴퓨터 오류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 비밀유출 및 도용문제 등을 규제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천천히 채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하고 가격이 낮은 기술과 컴퓨터가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의 실현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몇년이 걸리면 소비자들은 클라이언트서버 네트워크, 인터넷 및 WWW, 기업 데이터베이스, 인트라넷 등 기존 컴퓨터 기술을 당분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경영과의 관계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기술과 관련 여건이 발전하면 몇가지 문제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우선 초기 3∼7년 동안은 인프라 네트워크 계층이 중복되고 새로운 기술이 기존 기술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중복되는 기술을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또 사람들이 퍼베이시브 컴퓨팅 네트워크에 너무 지나치게 빨리 그리고 많이 의존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령 과거에 시스코의 제품재고를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이 재고를 부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사업에 커다란 차질을 빚은 일이 있다. 이 경우 컴퓨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직원이 동시에 분석하여 이를 보완했더라면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네트워크를 여러 계층으로 구축하면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팅기기의 상호 호환성과 표준의 부재로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서 무선기술과 기기의 호환성이 점차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각기 다른 부문 기기들을 서로 연결하기가 어려워서 제품의 개발이 느려지겠지만 개방구조는 중소기업에 시장을 넓혀줄 것이다. 가령 일렉트로럭스(Electrolux)가 최고 수준의 스마트 냉장고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그 제품이 다른 기기와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GE 냉장고를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집에서는 그 냉장고와 호환성이 있는 GE사의 다른 스마트 기기들을 이미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방구조를 채용하면 중소기업의 시장진출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다.

 이 부문에서는 사업성을 보장할 만한 획기적인 기술이나 사업모델이 부상한 것이 아직 없기 때문에 기존 사업추진 방식을 컴퓨팅 중심으로 바꾸거나 관련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유연성 있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인터넷이 새로운 상거래 모델을 제시했듯이 퍼베이시브 컴퓨팅도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지원할 것이다. 우선 통신업계나 제조업체와 같은 산업체들이 원격감시에 이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정과 같은 부문에서는 인프라가 부족, 가전업체들이 스마트 가전시장에 진출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와 가전시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산업계에서는 주로 기업이나 시설 전체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주방용 가전제품을 한꺼번에 사지 않고 한가지씩 사며 구입 후 서비스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만일 식기세척기가 자동차나 컴퓨터처럼 자주 리콜이나 AS를 받아야 한다면 아무도 그 세척기를 사지 않을 것이다.

 이밖에 퍼베이시브 컴퓨팅 관련 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정보의 홍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사람들은 대부분의 정보를 읽고 보거나 들어서 이해하고 있는데 앞으로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는 다양한 감지 및 상호작용 입출력 채널을 통해 정보를 접하게 될 것이다. 또 컴퓨팅 노드가 직감적인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들 노드나 정보자원과 지금보다 더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반면 개인정보나 사생활의 침해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안전과 컴퓨터 오류에 대한 책임소재에 대한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퍼베이시브 컴퓨팅은 생활행태를 바꿀 수도 있다. 이 환경은 가사를 비롯한 일상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이기 때문에 여가시간이 많이 남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0년대와 60년대 세탁기와 세척기 등을 사용하면 손으로 하던 일이 그만큼 줄어들어 여가시간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이런 가전을 사용하게 되니 1주일에 한번 세탁하던 것을 2, 3번 세탁하고 주부들이 외부에 나가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을 보면 여가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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