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부품업체들이 세트업체들의 공급단가 인하 압력으로 채산성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세트업체들이 부품업계에 대해 전방위적인 가격인하 압력을 해옴에 따라 커넥터·적층세라믹콘덴서(MLCC)·수정진동자·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부품의 공급단가가 연초 대비 최대 70% 정도 하락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못미치는 등 향후 실적 부진을 우려한 상당수 세트업체들이 3분기 들어 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부품단가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할 것으로 보여 부품업체들의 채산성 악화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커넥터의 경우 공급가격이 연초 대비 최대 70% 이상 하락, 관련업체들이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동통신단말기용 커넥터도 개당 평균단가가 연초 600∼700원대에서 이달 현재 500원 미만으로 거래돼 3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컴퓨터 전용 커넥터의 경우 카드 커넥터가 평균 960원대에서 300원으로 약 70%나 폭락했으며 CPU소켓도 40%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가전제품 전용 커넥터인 와이어투보드·보드투보드 커넥터도 평균 5∼10% 하락했다.
모터 역시 중국산 저가 제품과 일본의 단가 하락 정책에 맞물려 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모터업계 한 관계자는 “VCR에 사용되는 드럼 모터와 CD롬·DVD에 사용되는 스핀들 모터의 경우 평균 10% 정도 하락했으며, 이동통신단말기용 진동모터 가격도 최고 15% 정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정디바이스 분야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수정발진기(오실레이터)의 경우 연초 대비 현재 6∼8%, 수정진동자는 10∼12% 떨어진 실정이다.
MLCC도 현재 15% 가량 공급단가가 내려앉은 상황이다. 국내 최대 MLCC 생산업체인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매년 범용 MLCC 단가의 경우 10% 정도 하락하고 있다”며 “그러나 세트업체들의 공급가 인하 요구 수위가 더욱 높아져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CB업계에도 공급단가 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용·디지털가전용 등의 기판을 생산하는 상당수 중소 PCB 업체들의 경우 10% 이상 떨어진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 채산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원화가치 상승으로 중국 부품업체들이 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면서 “부품업체들의 입장에선 경기부진에 따른 판로 확보를 위해 세트업체의 가격 인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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