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넘보지만 않는다면 문제 안된다
정보통신부가 3일 그간 SK텔레콤에 줄기차게 요구한 KT지분의 조기매각을 철회했다. 정통부는 또 하반기 중 통신요금을 인하하지 않을 방침이며 산업자원부와의 통합에 반대했다.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SK텔레콤이 KT지분 11.34%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재무적 투자로 간주할 수 있다”면서 “경영권을 넘보지만 않는다면(SK텔레콤의 KT지분 보유는)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SK텔레콤이 KT지분을 매입한 직후 ‘조속한 시일내에 KT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로써 SK텔레콤의 KT지분 처리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상호지분 보유에 따른 투자축소로 통신 후방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양 장관은 “SK텔레콤의 KT지분 확보는 KT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려는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SK텔레콤이 경영권을 행사하려 한다면 공정거래법상 주식매각 명령 등 여러가지 제도적 제재장치가 마련돼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두 회사의 주식맞교환(스와핑)은 막대한 세금문제로 어려움이 많다”며 “단시일에 (스와핑을) 하라마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주식 맞교환을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양 장관은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 “하반기에 인하계획은 당장 없다”면서 “상반기 실적 등을 보고 검토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는 정통부와 산자부와의 통합론에 대해 양 장관은 “현재 잘하고 있는 부처를 통합해 하향평준화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동전화시장의 쏠림현상과 비대칭 규제의 실효성 논란에 대해 양 장관은 “비대칭규제는 지난 1월의 8.3% 요금인하와 SK텔레콤에 대한 가격모니터가 시작된 올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효과 분석을 통해 비대칭규제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인지 새 정책이 필요한 것인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통신 3강체제 구축에 대해선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이 결렬된 것 외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성공적이라고 본다”며 “하나로통신과 두루넷도 합병이 좋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 통신협상과 관련해 양 장관은 “대북관계는 인내심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해 조속한 시일안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