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급 `양강구도` 균열

 국내 영화배급시장을 장악해온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2강체제가 파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영화배급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청어람과 A라인이 빠른 속도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코리아픽처스, 시네월드 등도 배급수량은 많지 않지만 비중있는 작품으로 차별화를 꾀하면서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더구나 자본력을 갖춘 동양 메가박스 계열사인 쇼박스도 하반기부터 배급사업에 나설 예정이어서 국내 배급시장구도는 양강체제에서 다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영화 55∼60편과 5대 메이저 직배사를 제외한 수입외화 물량 등 연간 100여편에 이르는 영화 배급물량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비중은 40% 안팎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배급편수뿐만 아니라 ‘결혼은 미친 짓이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 관객동원 면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져 이들 업체의 시장 영향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배급사의 수적·질적 확대는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에 집중돼온 배급 의존도를 줄이고 배급라인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월부터 영화 배급사업에 나서 배급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청어람(대표 최용배)은 6월 현재 ‘결혼은 미친 짓이다’ ‘정글쥬스’ ‘묻지마 패밀리’ ‘마리이야기’ 등 4편으로 23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네마서비스를 흡수합병한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 관계사인 청어람은 시네마서비스가 포괄하지 못하는 한국영화 배급물량을 능동적으로 소화하면서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상반기에만 80억원 매출에 순익 7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어람은 8월 ‘죽어도 좋아’를 시작으로 ‘도둑맞곤 못살아’ ‘품행제로’ ‘마들렌’ 등 하반기에 5편을 추가로 배급해 연간 10여편의 배급물량을 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묻지마 패밀리’의 배급대행뿐만 아니라 비용투자도 함께 진행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제작분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등 메이저 제작·배급사로 거듭날 방침이다.

 강제규필름은 삼성벤처투자, 에그필름, KTB네트워크 등 3사와 손잡고 만든 새로운 배급 브랜드인 A라인을 앞세워 지난 3월부터 배급사업을 본격화했다. 강제규필름내 국내 배급팀에서 담당하고 있는 A라인은 최근 ‘울랄라 씨스터즈’ ‘오버 더 레인보우’ ‘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을 히트시키면서 6월 중순 현재 230만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 A라인은 하반기에 ‘캔디케인’ 등 5∼6편을 추가 배급할 계획이며 내년부터 연간 15편 이상의 국내외 영화를 배급해 국내 3대 배급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친구’ 배급으로 826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코리아픽처스(대표 김동주)도 올해 ‘일단 뛰어‘에 이어 오는 28일 개봉하는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을 통해 또 한번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메가박스 관계사인 쇼박스(대표 이화경)도 그 동안 준비작업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배급사업에 나선다. 쇼박스는 영화 제작시장의 다스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KM컬쳐와 제휴, 이 회사가 내놓는 작품을 중심으로 배급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쇼박스는 10월 개봉예정인 임은경·류승범 주연의 ‘품행제로’, 이미연·이병헌 주연의 ‘중독’‘, 한석규·고소영 주연의 ‘이중간첩’ 등 쟁쟁한 작품에 대한 배급 라인업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메가박스 영화관 체인을 활용할 수 있어 배급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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