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전세계 PC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PC판매가 지난해보다 약 5%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저렴한 조립 제품의 범람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PC 가격이 폭락해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PC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시 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IDC가 13일 발간한 보고서(New White-box Research Leads to Change in Size of PC Market)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PC 출하대수가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4.1% 감소한 1억3347만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1억3971만대로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망은 IDC가 지난해 12월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PC 출하가 1.8%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3월 이를 3%로 조정한 데 이어 이날 올해 들어 두번째로 PC 출하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세계 PC 업계는 이를 ‘불황탈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IDC는 이어 오는 2003년에는 전세계 시장에서 PC 출하가 1억5525만대에 달해 올해보다 11.1%나 증가하면서 지난 90년대 말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재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또 지역별로도 올해 일본을 제외한 전지역이 출하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에는 11.4%나 감소했으나 올해는 5.5%의 증가로 반전한 뒤 내년에는 10.3%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의 로렌 로버드 연구원은 “특히 올해 대기업들의 IT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소비자 부문의 경우 아직 경기 회복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성급한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또 “최근 전세계 시장에서 PC 수요 증가는 값싼 조립 PC업체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세계 55개국의 500개에 달하는 조립 PC 업체들이 지난 2001년 세계 PC 판매량의 58% 이상을 점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델, 컴팩, 휴렛패커드(HP) 등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3%, 11%, 7%에 머물러 이들 ‘빅3’를 모두 합해도 세계 시장의 3분의 1이 채 안된다는 설명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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