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개표시대 활짝 열린다-개표 오차 가능성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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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개표시대가 활짝 열린다.

 투표지 스캐닝 기술로 투표 용지 분류와 계수 작업을 완전 자동화한 ‘전자개표시스템’이 이번 6·13 전국 지방 동시선거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데 이어 올 연말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전자개표시스템의 투표지 처리 속도는 시간당 1만3200장 정도로서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해왔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무효표가 속출하지 않는 한 3∼4시간이면 모든 개표 작업이 완료된다. 따라서 이제는 새벽까지 밤을 새워가며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선거 날의 모습은 사라질 듯하다.

 ◇어떤 과정을 거치나=6·13 지방선거에서 전자개표시스템이 적용되는 분야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다. 전국 277개 개표소 가운데 유권자 수가 적은 경북 울릉군과 인천 옹진군 등 2곳을 제외한 275곳에 650대의 자동개표기를 비롯한 관련 시스템이 구축됐다.

 오후 6시, 투표가 완료되고 선거구별 투표함이 개표소에 도착하면 투표용지는 500장 가량씩 적재 장치를 통해 자동개표기에 연속적으로 투입된다. 자동개표기는 투표지의 이미지를 스캐닝하고 기표위치에 따라 후보자별로 서로 다른 포켓에 투표 용지를 분류한다. 무효표나 심하게 훼손된 투표지는 이미지 처리부를 통과하지 않고 따로 걸러져 개표 관계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지 처리부가 스캐닝한 데이터는 별도 모니터를 통해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하다.

 개표가 완료된 후보자별 득표수(미분류투표지 집계 포함)는 자동개표기에 연결된 제어용PC를 통해 곧바로 중앙위원회 서버로 전송된다. 따라서 선관위는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종합적인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개표 오차율 제로에 도전=시스템 구축사업자인 SKC&C는 이미 주요 시·도 11곳에 지역 통제팀을 구성하고 320여명의 기술 인력을 개표 현장에 배치했다. 자동개표기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불량 작동을 막고 실제로 고장이 나더라도 SK글로벌의 전국 물류망을 통해 즉시 새로운 기계로 대체된다.

 해킹 방지를 위해 공개키기반구조(PKI)방식 알고리듬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통신도 보안성이 취약한 인터넷방식(TCP/IP)이 아닌 시리얼 방식을 도입했다. 선거구나 개표함별로 부여된 ID의 집계 데이터가 중앙 서버의 데이터베이스에 들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한 후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설계, 득표 결과가 이중으로 입력되는 사태도 원천적으로 방지했다. 특히 중앙선관위 서버에 한번 등록된 개표 결과는 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수정이 불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측은 “지난 4월부터 전자개표기를 전국에 설치하고 각종 비상사태에 대비한 모의 개표 테스트를 실시해왔으며 수작업으로 처리되는 무효표나 훼손된 투표지 판정 부분에서 실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자개표시스템을 통한 개표 오차 가능성은 제로”라고 자신했다.

 ◇효율적인 개표 업무=전자개표기가 투표 용지를 처리해 후보자별 득표수를 집계하는 속도는 후보자 6인을 기준으로 분당 220장 가량. 투표지가 전자개표기를 통과하는 순간, 기표 위치에 따른 특표 결과가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오후 10시쯤이면 16개 시·도지사와 전국 232개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선거의 당락 윤곽이 드러나고 밤 12시쯤이면 거의 모든 단체장 선거에 대한 개표작업이 완료된다.

 선거 개표에 투입되는 인력 수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작업 개표시 해당 개표소에 투입되는 인력은 평균 200명 가량. 전자개표스템을 활용하면 2대의 전자개표기에 총 40명의 인력만으로 모든 개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중앙선거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전국 규모의 국가 선거에 전자개표시스템을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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