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제2부(5)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연결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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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연륙교는 고난도 토목공사의 결과물이다. 여기에는 토목기술뿐 아니라 다리를 놓아야 하는 필요성과 욕구, 경제성, 법·제도 등 모든 사회적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연육교가 놓여지면 섬과 육지를 뱃길로 이어주던 사공이 사라지는 등 매우 놀라운 시너지효과가 나타난다.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일이 쉽지 않듯이 제3공간이 지향하는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결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초창기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연구했던 많은 학자의 가장 큰 고민도 현실세계(real world)와 가상세계(virtual world)를 연결하는 다리를 어떻게 놓을 것인가의 문제였다. 현실세계의 물리공간과 가상세계의 전자공간을 조화롭게 연결하려면 사람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연결체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연결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하위체계를 생각하고, 각 하위 체계간의 상호작용 관계를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법·제도적인 하위체계도 기술적인 하위체계 못지않게 중요하다.

 산업시설·오피스빌딩·학교·주택·도로·자동차·기계부품·가전제품·애완동물과 같은 물리공간에 배지·태그·칩·센서·마이크로기계·로봇·에이전트시스템 등과 같은 전자공간의 인자가 심어짐으로써 제3공간이 탄생한다. 이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돼 어머니의 자궁 속에 착상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착상 그 자체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3공간에서 어머니의 탯줄처럼 태아의 생명을 연결하는 것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의 도처에 편재돼 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 어떠한 기기를 이용하더라도 고속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유비퀴터스 네트워크가 바로 제3공간의 뉴런들을 통해 사람을 중심으로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결하는 핵심체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센서와 태그 등을 통해 수집된 신선한 형태지 정보들을 이용자에게 수·발신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의 정보를 로봇이나 구동자, 칩 등에도 전달한다. 물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통해 칩과 칩, 센서와 센서간의 긴밀한 연결도 이뤄진다.

 유비퀴터스 네트워크의 발전모델을 감안하면 가입자 영역에서 최소한 수십에서 수백Mbps급 정보의 수·발신과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2.5세대 이동전화나 무선 네트워크 수준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차세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에는 대용량 멀티미디어 트래픽과 고속 무선 액세스 지원, 고도의 이동성 관리, 무결절성(seamless) 등을 구현하는 초고속 무선랜 또는 초광대역 무선기술이 요구된다, 이는 제3공간의 연결 뉴런을 고도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단말기도 사람, 전자공간, 물리공간 등을 서로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매체다. 따라서 제3공간 환경에서는 멀티미디어 통합서비스는 물론 개인의 요구나 특성에 따라 이용환경을 설정할 수 있는 지능형 단말기와 자체에 인증 및 안전성 기능을 내장한 고신뢰, 고내성 단말기가 요구된다. 제3공간의 단말기는 감각기관과 지능적 처리, 운동 및 행동체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처럼 시스템과 기능을 연결하는 것은 물리공간의 사물에 가장 최적화된 칩, 센서, 임베디드된 리얼타임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에이전트 등을 심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는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유전적 결합을 보다 최적화함으로써 완벽한 제3공간 생명체를 만드는 일이다. 이처럼 시스템과 기능간 연결이 확산돼 나가는 것이 바로 제3공간의 공간적 진화경로다.

 전자공간과 물리공간간의 상황정보 연결도 필수적이다. 제3공간은 끝임없이 스스로 움직이며 정보를 수·발신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제3공간에서 신선한 정보유통이 정지되는 것은 곧 공간의 죽음을 의미한다. 제3공간에서는 물리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변화에 대한 인식이 센서 등을 통해 문자·음성·동작·영상 등에 관계없이 수행되고 센서와 센서, 센서와 사람간에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3공간에서는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공통된 주소와 위치기반이 확정되고 언제나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위치측정시스템(GPS) 그리고 물리공간에서의 주소 등이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돼야 한다. 예를 들어 물리공간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IPv6, GIS, GPS, 실제주소 그리고 실명(예를들어 응급환자 배지의 ID) 등을 통합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의 윤리적, 법·제도적 업무절차 등도 제3공간의 연결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물리공간에는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물(상품·생물)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이들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고립된 섬과도 같았다. 어디에 있는지,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제3공간에서는 이들 작은 무인도도 사람이 사는 유인도로 바뀌고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제3공간의 연결체계가 얼마나 완벽한가에 따라 제3공간의 성패는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도 좌우될 것이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결하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결하는 다리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을 통해 실현된다. 차세대 컴퓨팅 기술은 현재 사용되는 퍼스널 컴퓨터와 크기나 용도면에서 크게 다르고 기능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차세대 컴퓨팅 기술이 어느 수준에서 개발되고 실용화되느냐에 따라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결하는 다리의 완벽성도 달라진다.

 이런 가운데 ‘입는 컴퓨팅(wearable computing)’ ‘노매딕 컴퓨팅(nomadic computing)’ ‘퍼베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 ‘조용한 컴퓨팅(silent computing)’ ‘감지 컴퓨팅(sentient computing)’ ‘1회용 컴퓨팅(disposable computing)’ ‘임베디드 컴퓨팅(embedded computing)’ ‘엑조틱 컴퓨팅(exotic computing)’ 등이 차세대 컴퓨팅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입는 컴퓨팅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출발점으로 컴퓨터를 옷이나 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컴퓨터를 인간 몸의 일부로 만드는 기술이다. 입는 컴퓨팅 기술은 앞으로 체내 이식형 컴퓨팅(implant computing)기술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노매딕 컴퓨팅은 네트워크의 이동성을 극대화해 특정장소가 아니라 어디서든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이른바 ‘어디서든 연결된(always connected)’ 환경을 실현한다. 그리고 퍼베시브 컴퓨팅 기술은 모든 사물에 컴퓨터를 심어 도처에 컴퓨터가 편재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컴퓨터 씨앗을 황무지에 심어 싹을 트게 하는 기술이다.

 조용한 컴퓨팅은 사물에 심어진 컴퓨터들이 주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마치 하인처럼 정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을 실현하는 컴퓨팅 기술이며 감지 컴퓨팅은 센서 등을 통해 신선한 정보를 컴퓨터가 미리 감지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또한 1회용 컴퓨팅 기술은 모든 사물에 컴퓨터를 심을 수 있도록 컴퓨터를 1회용 종이 만큼이나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임베디드 컴퓨팅은 컴퓨터가 수행해야 할 기능을 미리 프로그래밍해 심는 기술이다. 임베디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면 빌딩 기둥 속에 건물의 안정성을 스스로 진단하고 문제를 사전에 조치할 수 있는 컴퓨터를 심을 수 있다.

 엑조틱 컴퓨팅은 그야말로 스스로 생각해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연계를 수행하는 컴퓨팅 기술이다. 엑조틱 컴퓨팅 기술을 통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과 해야 할 작업들이 지능적으로 파악되고 실제로 수행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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