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텔레매틱스전시회>기술·시장 동향

◆텔레매틱스 기술, 어디까지 왔나 

 ‘보다 안전한 차, 운전하면서 일할 수 있는 차, 지루함 없이 즐거운 운전이 가능한 차’

 첨단 과학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텔레매틱스 기술이 미래의 자동차 생활 환경을 한걸음 앞당기고 있다.

 텔레매틱스란 위치측정시스템과 무선통신을 활용,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교통정보와 응급상황 대처 능력을 제공하는 기술. 원격으로 차량의 운전상태를 진단하고 무선인터넷으로 전자우편이나 각종 정보서비스 등을 향유할 수도 있다. 텔레매틱스가 무선통신기술과 단말기와 운용체계(OS), 프로그램 구현기술, 자동차 부품 모듈기술이 망라된 첨단 ‘퓨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런 기능성에서다.

 미국의 GM은 사고시 지원업무와 긴급서비스, 원격차량진단, 도난통보, 도난차수색, 도로안내, 에어백 작동여부 자동통보, 원격 도어록 해제, 호텔 예약 등 총 250여가지의 서비스를 이미 상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GM은 텔레매틱스가 오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차종에 표준시스템으로 장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자주 통행하는 도로와 귀가경로 등 운전자 관련 교통정보를 제공해온 이 회사는 텔레매틱스에 음성인식 기술을 채용한 점이 특색이다.

 GM의 음성인식 기술은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6개 언어를 인식하는 자동 컨트롤 시스템을 장착, 전조등·온도·속도조절 등 118개 명령을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GM은 지난해말까지 250만대 이상의 차량에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포드도 이미 96년부터 교통사고 발생시 탑승자의 이미지(부상상태)를 긴급센터에 전송할 수 있는 기초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만일의 경우 승객이 의식불명 상태면 사고지점에 구급차도 급파할 수 있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자동차 강국인 일본도 텔레매틱스 도입에 적극적이다. 도요다·닛산·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인터넷 서비스와 차간 거리 자동제어시스템 등 다양한 텔레매틱스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대우자동차와 KTF가 ‘드림넷’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올하반기부터 시장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시도가 전개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텔레매틱스 기술의 특징은 주로 오토 PC를 그 기반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 오토 PC는 일종의 차량용 컴퓨터로 윈도 환경에서 지리정보·교통정보·인터넷·전자우편 등이 실시간 제공된다.

 네스테크·e-HD 등 국내 단말기 업체들이 개발한 오토 PC는 PC와 전화기, TV·비디오·오디오 기능을 한 데 묶고 휴대폰으로 인터넷 연결도 가능하다. 여기다 일부 기본적인 음성인식 기능도 추가함으로써 운전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SK스피드메이트 등 정비사업을 추진중인 업체들은 이동통신으로 엔진오일·브레이크오일 등 각종 소모품의 교환시기와 엔진상태를 점검해주는 원격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전개될 가장 뚜렷한 기술발전 추세로는 전자제어장치(ECU)·오디오비디오(AV)·텔레매틱스 등 차량 내 시스템이 점차 통합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개별 시스템의 설치 및 기능향상에 따라 비용부담이 많고, 개별 시스템간 연계·호환도 극복해야 할 과제기 때문이다. 운전자 조작기능을 더욱 향상시킨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가운데 특히 부각되는 기술은 음성인식. 아직까지는 사용자가 미리 입력한 음성명령어 정도만을 처리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퍼지·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자연어 인식 기능도 제공될 전망이다.

 텔레매틱스 기술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시점은 또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에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동통신 환경은 데이터 전송 용량은 물론 CDMA와 TDMA 등 광범위한 지역간 호환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텔레매틱스 플랫폼에 대한 표준화도 기술진보의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표준화 논의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CE,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 및 RTOS 등 다양한 OS가 제각각 탑재되고 있다.

 이밖에 차내 데이터 버스의 표준 문제는 기술적 측면에서 중요한 관심사다. 지금까지는 저속 데이터 버스 표준인 IDB-CAN을 사용해왔지만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진척될 경우 대용량 데이터 전송환경은 필수. 현재 유럽은 ‘MOST’, 미국은 ‘IDB-1394’로 각각 표준을 제안한 반면, 일본은 두 개 표준을 모두 인정하는 등 세계적인 논의동향도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초적인 차량항법에서 출발한 텔레매틱스 기술이 향후 다기능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진화하는 한편, 특히 응급·안전 조치 기능은 기본 장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관련기술이 빠르게 진보했지만 텔레매틱스는 여전히 생소하고 또한 불편한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운전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기술이 아직은 미숙하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조작의 불편함으로 안전운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차량항법장치는 시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직접 조작을 해야 하는 항목이 많아 텔레매틱스가 오히려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위성 기반의 지리정보 추적기술도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 현재 위성 위치추적기술은 자동차 위치를 9m 내의 오차범위에서 찾을 수 있지만 번잡한 도심지역에서는 건물 때문에 오차범위가 커져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텔레매틱스 시장현황과 전망  

 이동중인 자동차 안에서 자신의 위치정보를 주고받고 교통정보·차량원격진단·보험정보 등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텔레매틱스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텔레매틱스는 복잡한 도로·교통 환경에서 운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는 데다 도로정보 사전숙지, 차량상태 사전점검, 사고시 신속한 구난체제, 운전자의 응급상황 구난시스템에 대한 욕구 증가로 인해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통신과 정보과학 개념을 결합합 텔레매틱스는 도로 안내와 교통정보 서비스, 안전과 보안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정보제공 서비스를 가능케 하면서 자동차를 달리는 사무실을 실현시켜줄 차세대 기술이자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 PC가 일반 가정에 커뮤니케이션과 사무기능을 주었듯이 텔레매틱스는 현재 남아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사무기능의 불모지인 자동차에 정보·m커머스·오락·커뮤니케이션 및 사무기능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보다 안전하고 빠르고 유용한 운전을 추구할 수 있는 e카(eCar)시대가 온 것이다.

 텔레매틱스는 대표적인 전통산업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에 첨단 산업인 정보통신산업과 서비스관련 산업을 접목시킴으로써 21세기 주도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포화상태인 이동통신산업과 자동차산업 시장에 새로운 기술과 복합기술의 접목으로 새로운 고객과 수익원을 창출시켜 향후 수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말이다.

 무선통신·이동단말기·인터넷·전자상거래 등의 주요기술과 비즈니스가 핵심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관련 산업뿐 아니라 이업종간에도 파급효과가 크고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 수 있는 산업적 속성을 갖고 있다.

 특히 서비스구현을 위한 구성요소인 이동통신단말기·모바일PC·디스플레이·안테나·GPS모듈·자동차 전장품분야 등은 선진국 기술과도 대등한 수준이어서 세계 기술을 주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텔레매틱스 분야가 자동차 산업계와 IT산업계의 차세대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오는 2010년께면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내장되는 GPS와 위성라디오·이동통신서비스 등의 IT 관련 시장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전체 자동차 매출에서 텔레매틱스와 관련한 매출액도 1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비포마켓(대우자동차·현대기아자동차·삼성르노자동차)과 애프터마켓(SK)으로 양분돼 서비스가 진행중인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돼 1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2005년에는 연평균 102%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85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미국 GM의 온스타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온스타서비스를 통해 도난차량 추적, 응급서비스, 원격제어, 경로안내, 차량상태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중인 GM은 이미 지난 98년과 99년에 자회사인 SAAB와 오펠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들어 파트너사인 아쿠라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고 오는 6월부터는 파트너사인 일본 도요타 등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아우디가 아이두텔레매틱스를 통해 내비게이션·교통정보·응급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고 BMW도 독일에서 경로안내·응급서비스·주변정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국내에서는 비포마켓부문에서 대우자동차가 KTF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도 이동통신사와 협력을 통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애프터마켓에서는 SK텔레콤이 SK(주)와 제휴를 통해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고 KTF도 삼성화재와 손잡고 서비스중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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