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남해련 (주)서우 사장

 ‘민주화 운동가에서 e마켓플레이스 CEO, 지금은 문화산업 B2B 전도사.’

 국내 공예산업의 온라인 기수인 서우 남해련 사장(42)에게는 언뜻 80년대 민주화 투사의 이미지가 보인다. 남편(이비즈라인 김선철 사장)을 따라 무작정 시작한 중소기업 정보화·B2B 전자상거래는 오프라인에서 번 돈을 까먹고 있지만 영세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다는 소신에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가 공예 B2B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남편과 경영하던 서우공예가 중국 등지로 수출을 늘리고 한창 번성하던 지난 90년대 말. 중소기업을 정보화 네트워크로 묶어 발전시키겠다는 남편의 신념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동참했다.

 “남편하고는 전생부터 질긴 인연이었나 봐요. 운동(?)할 때도 그렇고 어느날 갑자기 시작한 B2B나 주위사람들이 걱정스럽게 쳐다봐도 둘이 하면 뭐든지 즐거우니 말이예요”

 “당시 김 사장은 B2B가 국내 공예산업을 수공업적인 영세성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평생을 동지로 살아온 김 사장의 제안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어요”

 고려대 국어교육학과 79학번인 남 사장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의 기수였던 김 사장을 만나 최루탄 속에서 사랑을 키웠다. 옥고도 같이 치렀다. 이런 동지애·부부애가 당시 세상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B2B 사업에 무작정 뛰어들 용기를 줬다. 

 남 사장은 90년대초 백화점 공예품 매장을 운영하면서 공예사업에 손을 댔다. 이후 사업 첫해에 800% 매출신장, 대기업 제품만이 가능한 히트상품 선정에서 생활용품 분야 2위를 기록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녔다. 45일의 납기에 7만여 개의 다용도상을 백화점 사은품으로 납품하는 공예업계 최대의 특판 실적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 사장의 예견력은 빛을 발했다. 주 매출처를 백화점에서 할인점, TV 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채널로 선도적으로 개척해 나갔다.

 지난 2000년 B2B전문업체 서우(옛 서우공예) 사장으로 취임해 온라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빵집을 네크워크화한다는 포부로 이비즈베이커리도 설립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편 김 사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해 산자부 B2B 네트워크 사업에 30여개 공예업체가 모인 컨소시엄을 주도했으며 최근에는 문구, 미디어 산업 B2B를 위해 에스윈링크를 설립했다.

 “모든 산업이 전자상거래로 바뀌는 날이 오겠죠. 평생동지가 먼저 시작하고 제가 뒤에서 받치는데 겁날 게 뭐 있겠어요” B2B 여장부 남해련 사장의 신념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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