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주 언제쯤 날개를 달 수 있을까.’
올들어 통신서비스주가 맥을 못추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서고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들어 18일 현재까지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9.33%와 17.74% 상승했지만 거래소 통신업종지수와 코스닥 통신서비스지수는 각각 8.76%, 4.08% 상승에 그쳤다.
올들어 설 전후와 3월 초 그리고 이달 중순까지 3차례의 반등이 있었지만 그 폭은 미진했다.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 통신서비스주의 부진은 물량 부담, 전세계 통신서비스주의 약세, 요금인하 및 접속료 조정 등 실적부담 요인 발생 등 크게 세가지 요인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잠재적 물량 부담이 통신서비스주의 발목을 계속 잡고 있다. 최근 KT는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 지분 1.12%(100만주)를 매각했다. 비록 이 물량이 장외계약을 맺은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에 넘어갔지만 추가 물량 출회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출회될 수 있는 SK텔레콤 주식은 KT가 보유하고 있는 827만주(지분 9.3%), SK글로벌 341만주(3.8%), 포스코 579만주(6.5%) 등 총 1747만주(19.6%)에 달한다.
KT도 민영화 추진을 위해 정부 지분 28.37%를 매각하기로 했지만 주간사 선정후 민영화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동통신 요금인하와 이동망 접속료 재조정이 통신업체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이동전화사업자의 상호 접속료가 이달초 SK텔레콤은 작년 대비 28.1%, KTF는 18.5%, LG텔레콤은 10% 하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2700억원 내외의 접속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KTF도 700억원대의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면 LG텔레콤은 100억원 안팎의 접속이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당초 기대에는 크게 못미친다.
세계 통신서비스주의 약세도 국내 통신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통신주는 지난해 말 이동전화 가입자 포화 우려와 일부 업체의 유동성 위기설이 주가 하락의 단초가 됐다. 유럽의 경우 IMT2000과 관련해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개별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부터 주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대표 통신주들이 포함돼 있는 FTSE100지수는 올해 초 5218.3에서 현재 5263.9로 0.8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될 다음달 초쯤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상존해 있는 악재들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데다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의지와 초고속인터넷 부문의 수익성 증가로 어느 정도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월드컵을 계기로 우수한 국내 통신기술이 알려지게 된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 수준에 머물 것이란 지적도 많다. 통신서비스주가 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를 만한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영주 대한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국내 통신서비스주가 주도주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해외 통신주의 반등과 새로운 무선인터넷 콘텐츠 개발, 유선업체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와 연결된 부가 서비스 매출이 확대되는 모습 등 확실한 모멘텀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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