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노기술 현장을 찾아서>(12)日 나노연구시설 취재를 마치고

 *취재후기:1주일간 일본의 나노연구시설을 탐방한 결과 나노연구와 관련해 일본과학계가 구축해둔 연구인프라의 규모와 수준은 실로 대단했다. 현실적으로 후발국인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라는 게 취재진의 공통된 결론이다. 전세계 나노연구예산 중에서 미국과 일본, 유럽이 3분의 1씩을 사용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이처럼 샘날 정도로 완벽한 연구시설을 갖춘 일본이지만 특유의 약점도 적잖게 눈에 띄였다. 일본사회의 시스템적인 경직성이랄까 대부분 국립연구소가 나노연구를 주도하다 보니 중복연구도 적지 않고 민간업체와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나오는 것이다.

 미국 나노연구가 기초연구단계서부터 응용, 상용화를 함께 생각하는데 비해 일본은 장기적인 연구태도는 좋지만 아무래도 상용화 면에서 한박자 느린 듯한 인상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향후 나노분야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동안 한국은 기술동향을 지켜보다가 시장이 성숙될 가능성이 있으면 과감히 치고 들어가는 식이었다. 반도체, 이동통신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그러나 나노기술은 연구 자체가 상업화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외국에서 기술을 확보한 다음에 뛰어들면 너무 늦다.

 JRCAT 한 담당자는 기술응용에 과감한 한국과 기초연구에 강한 일본이 손을 잡으면 향후 양국의 나노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취재진에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보였다. 취재진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일본을 떠났다.

 <쓰쿠바=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 일본을 떠나기에 앞서 JRCAT 연구진(왼쪽)과 취재진이 양국의 나노기술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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