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상거래 신뢰성 회복해야

 직업관계상 가전제품과 컴퓨터·관련 부품을 구입할 경우가 많아 용산전자상가를 자주 찾는다. 명실상부한 국내 전자제품 유통의 1번지로 매장이 밀집돼 있고 제품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가격적인 이점도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이유에서 뺄 수 없다.

 그러나 용산전자상가를 찾을 때마다 일부 상인의 태도에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막상 제품가격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느냐는 반문을 하곤 한다.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가격을 물었는데 판매자가 구매 희망가격을 되묻는 희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은 공급자가 제안하는 것이지 소비자가 부르는 대상이 아니다. 가격을 묻는 것은 소비자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가격만 묻고 다니는 소비자가 많고 상가 내 매장간 경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제품가격이 매장에 따라 크게 다를 리도 없을텐데 소비자의 구매가격을 먼저 묻는다는 것은 그만큼 변동 폭이 넓다는 얘기며 사람에 따라서는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점은 자기가 받을 공정한 가격을 제안하면 되고 소비자는 그 제안에 대해 선택하면 그만이다. 따라서 매장 운영비나 경비를 포함한 마진을 가격에 포함시켜 물건을 팔면 그만이다. 이 같은 행위는 집단상가에 대한 신뢰성을 실추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에 대한 소비자 전가 문제도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보도됐듯이 일부 상가는 신용카드와 현금구매가를 차별해서 받고 있다. 현금으로 구입할 경우에는 카드 구매가격보다 싸게 준다. 더욱이 일부 매장에서는 카드로 구입할 경우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킨다.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매 방식이다. 마진이 얼마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수수료는 엄격하게 공급자가 부담해야 돼지 않는가.

 최근 인터넷과 방송을 통한 홈쇼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웬만한 생활용품에서 가전제품·컴퓨터와 주변기기·캠코더, 심지어는 자동차까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된다. 안방에서 간편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제품 구매시 상인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물론 신용카드를 홀대하거나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행위도 없다.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집단상가가 홈쇼핑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건전한 상거래 행위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조동욱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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