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였던 외환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주전산환경이 마침내 개방형 유닉스로 결정됐다. 외환은행 차세대 시스템은 메인프레임의 전유물이었던 은행권 주전산환경에 개방형 유닉스가 도입되는 첫사례다.
금융계에선 이번 외환은행 프로젝트가 금융권의 새로운 흐름인 전자금융 추세에 적극 부응할 수 있는 환경구축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I업계도 △유닉스 전환 △탈IBM △국내 SI업체의 본격적인 시장진입 등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의의=외환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대형 시중은행으로 생존, 성장하기 위한 전산인프라 조성작업이다. 날로 늘어나는 금융서비스·마케팅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각종 전자금융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메인프레임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
우선 금융권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은행 전산업무에 유닉스가 본격 도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2금융권과 일부 특수은행, 또한 정보계 업무에는 유닉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계정계 업무 전체를 커버하는 작업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성능테스트(BMT)를 실시하면서 유닉스의 장점을 확신하게 됐다”면서 “여타 시중은행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은행권 유닉스 환경의 모델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에 유닉스 도입이 가속화될 경우 방대한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보유해야 했던 과다한 전산인력 관리부담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또 IBM과 유니시스 등 외국계 시스템 공급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해오던 시스템자원 공급역량도 서서히 국내 SI업계에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BMT 장비인 ‘RS6000’ 기종을 제공했던 한국IBM을 제치고 LGCNS가 최종 선정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프로젝트 개요=외환은행은 △금융통합에 따른 신시장 진출 지원 △고객·마케팅 중심의 시스템 △24시간 365일 무중단 금융서비스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을 활용한 기간시스템 통합의 용이성 확보 △사용자편의를 강조한 시스템을 이번 차세대 시스템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넓게는 금융권 추가 구조조정에 대비해 시스템의 확장성·연동성을 확보하고, 작게는 인터넷 전자금융 환경에서 복합 금융상품이나 다양한 제휴상품을 신속하게 지원하자는 취지다. 인터넷·전화·휴대폰 등 각종 서비스 접점을 통해 1대1 마케팅 역량을 확충하는 등 데이터베이스의 정비도 빼놓을 수 없는 목적이다.
외환은행은 현재 보유한 전산자원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되 콜센터·인터넷뱅킹 등 채널시스템과 일부 독립시스템을 각각 통합하는 형태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현키로 했다. 또 신규 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전행데이터웨어하우스(EDW)·고객관계관리(CRM)’, 신영업점시스템도 연계할 계획이다.
◇금융권 동향=은행권에선 아직도 유닉스 환경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유닉스가 대세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현재 컨설팅과 BMT를 실시하는 등 유닉스 도입을 검토중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BMT 결과나 유닉스 도입방향에 대해 확답할 수 없지만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정보계와 외환·신용카드·여신업무 등 일부 계정계 업무를 유닉스로 전환한데 이어 내년까지 수신부문의 단위업무별로 차례차례 유닉스로 바꿀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저축성예금·신탁예금 등의 업무를 이달부터 유닉스 환경으로 교체해 가기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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