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상호 접속료>(상)이슈가 되는 이유

 최근 통신사업자간 상호접속료가 이슈가 되고 있다. 용어조차 생소한 상호접속료 문제를 놓고 통신사업자가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접속료가 이슈가 되는 이유와 쟁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접속료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A사의 이동전화 가입자가 B사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려면 ‘A가입자 단말기→A사업자 네트워크→B사업자 네트워크→B가입자 단말기’ 등의 과정을 거친다. A사는 자사의 고객과 B사 가입자의 통화를 성사시키려면 B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사용하게 된다. 이때 A사가 자사 가입자를 위해 B사업자의 네트워크를 빌리는 비용을 접속료라고 한다.

 접속료는 이동전화간(MM) 통화뿐 아니라 이동전화 대 유선전화(ML 및 LM), 유선 대 유선(LL) 통화 등 모든 형태의 통화에서 발생한다. 통신사업자에 따르면 국내 접속료시장 규모는 유무선(약 2조원)과 무선 및 시외·국제전화(약 1조원) 등을 합해 연간 3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접속료는 통신사업자의 매출 및 수익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접속료 수익은 일정한 몫을 몇 개 안되는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나눠 갖는 일종의 제로섬게임. 이 때문에 상호접속료 산정 결과에 따라 사업자의 수익구조에 큰 변화가 생긴다.

 접속료 시장규모가 크고 통신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접속료 산정과 통신요금은 통신시장 규제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사용된다. 정보통신부는 2년마다 접속료를 조정함으로써 후발 및 신규사업자 등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통신서비스 시장의 유효경쟁 마련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접속료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은 2년 전에 비해 국내 통신시장이 급격히 발달하고 사업자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의 경우 신세기통신(SK텔레콤으로 합병됨)과 한국통신프리텔(현 KTF), LG텔레콤, 한솔PCS(KTF로 합병됨) 등 후발사업자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유선의 경우도 시외·국제 전화가 경쟁체제로 변하면서 접속료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신생 통신사업자 등장초기에는 이들의 네트워크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설한 것으로, 원가가 과다하게 높은 수준이었고 가입자도 얼마안돼 정확한 요율계산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지난 90년대에는 업력이 오래된 회사의 원가를 중심으로 정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선발사업자의 원가를 기준으로 접속료를 계산하다보니 높은 원가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후발사업자들은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사망을 빌려주는 꼴이 됐다. 이에 따라 후발사업자는 원가에 맞는 방식 도입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올들어 접속료가 주요 현안으로 등장한 것도 후발사업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사 네트워크 원가를 과거보다 높게 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후발사업자는 앞으로 2년간 적용될 접속료 산정은 통신산업 경쟁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후발사업자를 우대할 수 있도록 후발사업자는 높은 원가를, 선발사업자는 낮은 원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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