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론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 기업들의 잘못된 회계관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 불똥이 정보기술(IT) 관련 업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http://www.washingtonpost.com)에 따르면 특히 IT 분야 벤처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주식선택매입권(스톡옵션)이 대표적인 분식회계 사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스톡옵션 가격과 현재 주가의 차액만큼을 비용으로 처리할 것을 규정하는 법(안)이 최근 미국 상원에 제출됐다.
미 상원의원 칼 레빈(민주, 미시간 주)과 존 매케인(공화, 아리조나 주)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의 특징은 기업이 스톡옵션을 발행하는 데 따른 부담을 모두 당해 분기에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 재무제표에 반영한 경우에만 이와 관련된 법인세 등을 공제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IT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증권회사 베어스턴스 보고서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거인 시스코시스템스가 2000년 6월 마감한 회계연도에 보고했던 경상이익 46억 달러도 스톡옵션 발행에 따른 비용을 제외하면 순식간에 27억달러로 격감한다.
소프트웨어 회사 지벨시스템스는 2000년 12월 마감한 회계연도에 3억59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여기에 스톡옵션 관련 비용을 포함시킨다면 바로 5000만달러의 적자로 전환된다.
야후도 2000 회계연도에 708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보고했지만 스톡옵션 관련 비용을 감안할 경우 오히려 13억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베어스턴스는 이러한 방식으로 ‘S&P 500’ 기업들의 스톡옵션 관련 비용을 모두 당해 연도에 포함시킬 경우 이들 회사의 2000년 경상이익이 평균 8% 정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당연히 IT 관련 기업들은 스톡옵션 발행에 따른 위험부담까지 모두 당해 연도 비용으로 처리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움직임에 대해 “현재 보수보다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인재들이 몰려드는 첨단 벤처 업계의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나온 발상”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워싱턴에 있는 최대 하이테크 로비단체인 미국전자협회(AEA)와 벤처기업들의 돈 줄을 쥐고 있는 전미벤처캐피털협회, 또 실리콘밸리 IT업체들이 중심이 된 테크넷 등은 90년대 미국 경제 발전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IT 업체들의 경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법안이 상원에 제출된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앞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톡옵션이 임금(비용)이 아닌, 미래의 성과에 대해 보상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 상장회사의 경우 (빈번한 주식의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주가를 산출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해왔던 미국 회계규정을 고쳐 손익계산서 등 보고서 밑에 한 줄의 주석(footnote)을 다는 것으로 대신하게 했던 것도 모두 90년대 들어 이들이 치열한 로비를 벌인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회계 규정을 만드는 금융회계표준위원회(FASB:Financial Accounting Standards Board)는 이들의 끈질긴 로비와 경기 부양이라는 명분에 밀려, 지난 95년부터 기업들로 하여금 스톡옵션 영향을 수익 보고서에 비용 대신 주석으로 처리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계 방식은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를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포장하는 분식결산이 판을 치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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