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패시터·인덕터 등 범용부품업체들 단말기업체 홀대에 `냉가슴`

 국산화율이 20%대에 그치는 이동통신용 고주파 부품에 이어 비교적 오랜 국산화 역사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커패시터, 인덕터, 커넥터 등의 범용부품도 세트업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이동전화기 부문의 부품구매 실적에 따르면 90년대 들어 국산화가 시도돼 국산화 비율이 20∼30%에 머무는 표면탄성파(SAW) 필터나 듀플렉서, 온도보상수정발진기(TCXO) 등 고주파 부품뿐만 아니라 80년대부터 양산이 시작된 커패시터, 인덕터 등의 범용부품도 20∼40%에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2월 22일자 면 참조

 특히 국내 최대 이동전화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국산 커패시터 사용비율은 전체의 21%에 그쳐 2000년 33%보다 더욱 떨어졌고 국산 인덕터 비율도 52%에서 41%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포함한 국내 칩부품 업체들이 수요급감으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칩인덕터, 칩커패시터 등의 공장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록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밝힌 2002년 이동전화용 부품구매 계획도 각각 국산화 비율을 54%, 40%(LG전자 CDMA단말기·GSM은 42%)로 예상하고 있어 범용부품의 국산화 대체는 올해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업체들의 이동전화기용 칩형 수동부품은 0603(0.6×0.3㎜)크기의 세계 최소형 모델개발, 고주파대역에서의 품질향상,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납기준수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경쟁사인 일본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부품업계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최근 2∼3년간 국산화율의 변화가 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한 부품업체 K전무(48)는 “단말기 전체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4% 가량)에 국산부품 사용에 관심이 크지 않고, 새 모델 개발시에도 소프트웨어나 외부디자인 외의 과감한 변화는 시도하지 않으며, 제품의 성능을 책임져야 하는 개발자가 범용부품이라도 국산을 쓰는 데 부담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의 K이사(54)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자금을 투자해 국산화하면 이를 소량 적용, 외산 부품의 가격을 깎는 데 이용하는 행태를 아직도 보이고 있다”며 “부품 국산화를 위한 리스크를 공동 부담해서 이동전화기 산업을 진정한 국내 효자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P사의 C영업이사(42)는 “중국업체의 국내 가전사에 대한 부품공급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3배 가량 늘어 가전용 저가부품 시장을 빼앗기면서 이동전화기용 등 고가 부품시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국내 부품업체들의 현주소”라며 “이동전화기의 잇단 호조도 ‘그들만의 축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표 -주요 이동전화기 업체 부품 국산화 비율 (단위:%)

 삼성전자 2000년 2001년 2002년(계획)

 

 커패시터 33 21

 인덕터 52 41

 저항기 24 62

 고주파부품 26 32

 발진자 34 26

 안테나 61 66

 커넥터 31 49

 필터 15 24

 합계 51 51 54

 

 LG전자(CDMA) 2001년 2002년(계획)

 퀄컴칩 0

 LCD류 61

 메모리 1

 배터리 97

 전력증폭기 6

 전압·온도조정수정발진기 0

 듀플렉서 20

 PLL 6

 전압조정기 1

 케이스 99

 기타(수동부품포함) 52

 합계 39 40

 

 LG전자(GSM) 2001년 2002년(계획)

 베이스밴드칩 0

 메모리 0

 LCD류 20

 배터리 100

 기타 60

 합계 48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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