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정보 컨소시엄의 전자금융서비스(ECMS)는 하나의 중계센터를 통해 은행·카드·증권·보험·서민금융기관의 고유 서비스를 서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컨소시엄에 부산·제일은행과 국민카드가 동참한 것은 금결원의 은행공동망과 카드공동망을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기술적으로는 한신정의 자회사인 KIS정보통신이 운영중인 금융 부가가치통신망(VAN) 연동시스템과 이번에 구축한 ECMS 중계시스템이 뒷받침됐다. 특징적인 대목은 종전 전자금융서비스는 물론, 한신정의 신용평가와 인터넷뱅킹·폰뱅킹 등이 통합됨으로써 일괄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대효과=한마디로 신용카드·CD·자동이체·사이버뱅킹 등에 제약이 있는 2금융권에 자유로운 전자금융서비스 채널을 제공, 고객요구와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컨소시엄측은 설명한다.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구체적인 효용성이 드러난다. 마이카드의 경우 가입 금융기관은 자체 현금카드 기능과 함께 국민카드가 제공하는 신용·제휴카드 기능, 교통카드·보너스적립기능 등을 통합 제공한다. 지방 신용금고도 제휴카드를 통해 수신고를 늘릴 수 있는 등 신규 수익창출이 가능한 셈이다. PCMS는 대금수납 및 대금지급 관리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가 투신·증권·금고·신협 등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도 보험료를 자동이체할 수 있는 것이다. 가맹점 신용관리서비스와 신용정보관리서비스는 한신정의 신용평가 노하우를 활용, 통합금융서비스에 필수적인 신용정보를 제공한다.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는 가맹점의 신용관리와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물론 개인·법인의 대출심사 자료로도 쓸 수 있다. CD서비스는 KIS정보통신의 은행 CD서비스와 함께 신용카드·증권·보험거래 용도로도 CD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폰뱅킹·인터넷뱅킹은 2금융기관이 자금조회·계좌이체·대출 등 각종 사이버금융서비스를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한적인 업무영역에 묶여 시대적 추세에 뒤처지기 않기 위해서다. 모바일뱅킹은 제휴 금융기관의 영업사원이 무선데이터단말기를 통해 현장에서 금융업무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KIS정보통신은 “컨소시엄의 은행·카드공동망과 자체 운영중인 금융VAN 및 단말기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제한없이 포괄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가입기관 유치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파장=한신정 컨소시엄의 ECMS 서비스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금융업역 파괴는 이미 세계적 대세이고 국내에서도 기관간 제휴를 통한 서비스 확장은 제도적 제한이 사실상 없다. 최근 CD이용 수수료 분쟁을 겪고 있는 하나은행·삼성카드처럼 업역이 서로 다른 금융기관끼리 제휴를 맺거나, 3대 서민금융기관이 중앙회 차원에서 이미 금결원에 가입을 확정받은 것은 이런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다만 이번 한신정 컨소시엄의 ECMS 서비스는 내년초 본격 상용화를 맞아 공동망 개방여부 및 가입비, 수수료 등을 놓고 금융권내 이해관계 조율문제를 또 한차례 도마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나름대로 초기 투자에 상응하는 고율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고, 합류하려는 2금융권은 기득권 세력의 횡포라며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한신정 컨소시엄이 중앙회 차원에서 금결원에 공동가입한 3대 서민금융기관의 지점을 대상으로 물밑 유치전을 펴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현실적으로 안고 있는 더 큰 문제다. 금융결제원 김상래 상무는 “고유 영역의 금융망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전제하고 “이제는 서비스 제휴에 따른 수수료 정산 수준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합의가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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