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이 내년 케이블TV 방송국(SO)과의 개별계약 및 경쟁 채널 등장을 앞두고 프로그램 개편 등 체질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채널·의료건강채널·투니버스 등 PP들은 내년 상반기 중 기존 프로그램을 신규 프로그램으로 전면 교체키로 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PP·SO간 단체계약 형식을 빌어 일괄적으로 진행돼온 프로그램 공급 계약이 내년부터 개별계약으로 바뀌는데다 PP등록제로 인한 신규 채널의 대거 진출로 기존 PP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정보 및 틈새 장르의 PP들은 SO가 개별계약시 시청률 및 가입 가구수를 우선 조건으로 내세움에 따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귀추가 주목된다.
정보통신 전문채널인 이채널(대표 이호진)은 내년 1월 1일부터 채널 콘셉트를 ‘IT전문 정보 채널’에서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 전문 채널’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테마별 토크쇼 위주로 구성된 기존 프로그램을 세련된 형식의 종합 매거진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각종 디지털 상품 소개 및 여행지 소개 코너 등을 통해 여성 시청자들을 적극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또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로봇워’ 형식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기술적인 내용 위주의 ‘테크TV’ 해외물 대신 신규 외국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할 예정이다.
의료건강채널을 운영하는 다솜방송(대표 강기석·서한샘)은 최근 의학 전문 보도 프로그램인 ‘메디투데이’를 신설한 데 이어 기존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모두 교체하고 의학 강의 위주의 기존 채널 성격을 ‘의료건강 종합 채널’로 전환키로 했다.
이를위해 이 회사는 다음달 3일 2시간 40분짜리 생방송 프로그램 ‘오픈 스튜디오, 아름다운 세상’을 신설하는 한편 휴먼 다큐·의학 관련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온미디어가 운영하는 만화 채널 투니버스(대표 담철곤)는 최근 경쟁 애니메이션 채널 등장을 앞두고 내년 상반기중 가족중심 채널 또는 교육채널로의 이미지 변신을 검토중이다.
투니버스는 교육 프로그램 전문 블록인 ‘투니스쿨’이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이 블록을 강화하는 한편 타 채널과의 차별화를 위해 쌍방향 애니메이션 드라마 방영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채널 신은호 상무는 “SO와의 개별 계약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채널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PP들의 경쟁력 확보 움직임은 연말을 기점으로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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