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 이론을 아십니까? 바로 주가가 생로병사의 흐름을 탄다는 새로운 이론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을 그대로 따라하는 사람은 절대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얼핏 괘변처럼 들리는 이 이론을 주창한 사람은 경상도 시골 마을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하는 박경철씨. 그에게는 증권 애널리스트나 MBA 취득자 같은 거창한 수식어보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이 더 어울린다.
케이블TV 경제 전문 채널인 매일경제TV의 ‘시골의사의 다시 쓰는 기술적 분석’을 보면 그의 증권 분석이 왜 매번 3만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이론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분석과 능수능란한 달변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케이블TV에서 ‘스타급 진행자’를 찾는 일이란 쉽지 않은 만큼 즐겁다. 게다가 평범한 일반인이 ‘스타’로 변신했다면 톡톡 튀는 이력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고 어머니가 건네준 용돈 500만원을 주식 때문에 날렸다는 이 ‘시골의사’는 8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번지르르한 이론만으로는 주식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파하기로 결심했다.
“아∼∼! 아∼∼! 아∼∼! GG∼∼!!!” “네, GG에요. 어쩔 수 없지요?” “예∼∼ GG네요.”
스타크래프트 마니아 중에 이 열정적인 멘트의 주인공들이 누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엄재경·정일훈·김도형. ‘Good Game’을 연달아 외치는 이들 ‘엄·정·김 트리오’를 뺀 온게임넷 스타리그 중계는 이제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지금은 ‘최고의 게임 해설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 삼인방지만 사실 리그 중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정일훈씨는 동아TV 아나운서 당시 대학 후배였던 투니버스 PD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 ‘스타크’의 ‘스’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게임 캐스터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은퇴설이 나오기만 하면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정일훈 은퇴 반대’ 글로 마비될 지경이다.
만화 시나리오 작가가 본업인 엄재경씨는 스타크래프트의 시나리오에 반한 것이 계기가 됐고 ‘스토리가 살아있는 스타크 중계’로 열성팬들의 지지가 대단하다.
JEI스스로방송에서 영어발음 교정 프로그램인 ‘김치발음, 버터발음’을 진행하는 문단열씨는 자칭 ‘문PD’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김치발음에 빠다를 발라주마’라는 영어교재를 발간하면서 영어 발음 교육계의 기린아로 급성장한 그는 과감하고 시원시원한 발음과 특급 유머 에피소드로 ‘문PD’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시절부터 영어 강사 생활을 해온 그는 “케이블TV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탁월한 진행솜씨에 힘입어 벌써 후속 강의도 준비중”이라고 귀뜸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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