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는 이번 정부의 특별소비세율 인하조치가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시켜 판매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특소세 폐지가 시급하다며 정부에 특소세 폐지를 강력히 건의해왔다. 특소세 인하 및 폐지는 디지털방송으로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프로젝션TV는 물론 3년 전부터 가전제품 중 최대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에어컨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냉동공조공업협회는 특소세 폐지를 건의해온 에어컨에 대한 특소세율이 폐지가 아닌 인하쪽으로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다시 업계의 의견을 수렴, 에어컨에 대한 특소세 과세를 폐지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특소세 인하 효과=특소세를 내리면 그만큼 물건 값이 싸지고, 물건을 사는 사람도 늘어나는 등 특소세는 다른 세금에 비해 인하효과가 시장에서 즉각 나타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에어컨과 프로젝션TV 시장의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출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세계경기도 미국 테러사태로 더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특소세율의 조정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여 수출부진에 따른 활로를 국내에서 찾게되는 여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특소세가 10% 내려가면 소비자는 물품가격 100만원 짜리를 기준으로 했을 때 14만6000원을 저렴하게 구매하게 된다. 즉 특소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이 붙은 152만원대 에어컨을 139만원대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션TV도 기존 15%의 특소세가 폐지됨에 따라 100만원 짜리의 경우 15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프로젝션TV의 수요가 대부분 교단선진화를 위한 교육기관과 일부 공공기관에 집중된 데다 지난해 12월로 교단선진화사업이 완료되면서 판로가 막힌 상황이었으나 이번 프로젝션TV의 특소세 폐지로 수요 부진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업계는 이번 특소세 조정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로 인해 수요가 20∼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제는 에어컨과 프로젝션TV가 일부 부유층에서 사는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이자 문화교육용으로 빠른 시일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전 업계와 한국냉동공조공업협회는 정부에 제출한 특소세 폐지 건의안이 일부 받아들여진데 대해 에어컨과 프로젝션TV 의 수요가 활기를 찾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에어컨에 특소세를 과세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점을 들어 특소세 폐지가 아닌 20%로 하향 조정한 데 대해 못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1월께 정부가 IMF 관리체제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당시 에어컨의 특소세율을 당시 25%에서 21% 낮춘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특소세율 20%는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인하폭이 적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76년도 특별소비세 제정 당시에는 국민생활정서상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은 고가사치품으로 분류될 수 있었지만 2001년 현재 에어컨의 보급률은 40%를 상회하는 필수품으로 됐음에도 불구하고 TV·냉장고는 제외하면서 에어컨의 특소세 폐지를 반대하는 것은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것.
특히 정부가 전력소비정책의 일환으로 에어컨에 특소세를 부과해 과소비를 억제한다는 정책은 십분 이해하지만 국내 기술의 발전으로 에너지소비효율도 크게 제고돼 대다수 제품이 1등급 제품으로 더 이상 특소세를 부과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에어컨도 다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특소세를 폐지하는 대신 선진국처럼 에너지 사용량에 따른 세율 차등부과·원격제어 제품의 보급유도·고효율제품 보급 확대 등 실질적인 수요관리측면에서 에어컨의 소비억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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