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휴대형 정보기기의 부상과 함께 고부가가치 메모리로 손꼽히는 플래시메모리시장을 놓고 반도체업체들이 다시 한번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인텔·AMD 등 코드 저장용 노어(NOR)형 플래시메모리 선두업체들은 0.13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66㎒급 ‘고속’ 제품으로, 삼성전자·도시바 등 데이터 저장용 낸드(NAND)형 업체들은 1Gb급 ‘대용량’ 제품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대만 윈본드는 일본 샤프와 손잡고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래시메모리를 개발, 신규진출했으며 F램·M램 등 신기술을 적용한 후발업체들이 가세해 차세대 플래시메모리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졌다.
◇엇갈리는 기존 경쟁구도=인텔과 AMD가 장악한 노어형 플래시메모리시장에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 마이크론·하이닉스반도체 등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IMT2000단말기 등 대용량·고속 저장장치가 필수적인 차세대 휴대정보기기시장을 겨냥해 노어형 플래시메모리를 내년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그동안 낸드(NAND)형 플래시메모리시장에 주력해온 삼성전자는 가격이 3배나 높은 노어형 제품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오는 2005년까지 플래시메모리시장에서 3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최근 듀얼뱅크 구조의 저전압 32M 노어형 플래시메모리를 출시, D램 위주에서 탈피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내년에는 이 분야에서 5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업계 5위로 뛰어오를 계획이다.
반면 노어형의 선두주자인 AMD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등이 장악한 낸드형 제품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고 개발에 들어갔다.
◇후발업체들의 신규참여 활발=대만 윈본드는 일본 샤프와 손잡고 이 시장에 신규참여한다. 윈본드는 샤프와 대용량 데이터 저장장치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래시메모리를 ACT1(Advanced Contactless Technology 1)을 기반으로 공동 개발하기로 계약을 맺고 생산대행 및 라이선스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양사는 0.13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128·256M 플래시메모리를 2004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및 CPU의 대표주자 모토로라는 D램과 S램, 플래시메모리, 롬을 모두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메모리 마그네틱(M)램을 개발, 차세대 정보기기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샌디스크는 소니와 차세대 플래시메모리 스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도시바와도 1Gb급 낸드형 콤팩트 플래시메모리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술력이 관건=최근 데이터퀘스트는 플래시메모리시장이 PDA·MP3플레이어·IMT2000단말기 등 이동형 정보기기가 급성장하면서 오는 2005년께 125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업체들은 이같은 시장전망에다 기존 사업의 한계 돌파를 위해 플래시메모리시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그런데 플래시메모리의 주 사용처인 차세대 휴대정보기기의 고속·대용량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속 노어형 제품과 대용량 낸드형 제품의 통합과 아울러 저전력·저비용의 제품을 요구한다.
선발업체들도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구현할 만한 양산기술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후발주자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하나의 칩에 여러 기능을 담는 시스템온칩(SoC) 기술은 플래시메모리시장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이건 후발이건 대부분 업체들이 최근 공동 개발을 포함한 제휴에 적극 나서는 것은 SoC 기술을 경쟁사에 앞서 먼저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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