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유닉스로 갈까.’
조흥은행(행장 위성복)이 HP와 컴팩의 유닉스시스템을 대상으로 지난 4개월간 실시한 벤치마크테스트(BMT)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BMT는 특히 결과 여하에 따라 조흥은행이 주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시스템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금융권은 물론 현 시스템 제공업체인 한국유니시스를 비롯한 시스템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BMT 작업=현재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을 계정계 시스템으로 운용하고 있는 조흥은행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다운사이징 및 오픈 시스템 전환을 검토해 왔다.
조흥은행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한국HP의 슈퍼돔과 컴팩코리아의 알파서버를 대상으로 BMT를 실시했다. BMT는 계정계 전체 업무가 아닌 단위업무에 한정돼 실시됐으며 솔루션 부문을 제외한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
현재 조흥은행은 1차 테스트는 마무리한 상태며 슈퍼돔에 대한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은 당초 BMT를 10월말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다소 지연돼 다음달까지 모든 작업을 마치고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유닉스 전환 가능성=금융권은 물론 IT업계도 유닉스 전환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수년 전부터 유닉스 전환설이 나돌았지만 실제로는 계정계 업무가 아닌 일부 단위업무의 유닉스 채택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BMT가 당초 예정보다 지연되는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BMT 결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조흥은행이 컨설팅업체로부터 유닉스 전환을 제의받은 바 있고 내부적으로도 운용 및 유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닉스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왔기 때문에 시스템 전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 정보시스템부 관계자는 “대형 은행의 유닉스 도입 사례가 없다보니 BMT 작업이 다소 길어졌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확정된 바가 없으며 BMT가 완료되는 다음달께야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시스템업계 반응=이번 BMT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현재 이 은행의 계정계 시스템을 공급하고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한국유니시스. 이 회사는 은행권에서 유니시스 메인프레임을 운용하고 있는 곳이 조흥은행을 포함해 신한은행·농협·수협 등 네곳밖에 안남았기 때문에 BMT 결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메인프레임의 경우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한 매출도 크기 때문에 더더욱 조흥은행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 조흥은행 시스템에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모험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유닉스 시스템이 아직 안정성면에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환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MT 참여업체인 한국HP와 컴팩코리아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BMT는 향후 조흥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주 기종으로 채택돼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반면 BMT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유닉스시스템이 아직 대형은행에는 부적합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금융권 공략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합병을 앞두고 있는 두 회사로서는 각사 유닉스 서버의 주력 기종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기 때문에 더욱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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