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조합 공모에 벤처거품론 이후 썰물처럼 빠졌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다. 2배 이상의 실적을 거둔 벤처캐피털은 벤처투자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몰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고무된 상황이다. 특히 기관들의 펀드 출자가 얼어붙은 시점에서 개인들의 펀드 투자열기가 벤처투자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개인공모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2회에 걸쳐 그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가 연이어 일반 공모에 성공, 99년말 이후 주춤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벤처투자조합 출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동안 일반 개인 및 법인을 대상으로 ‘IT전문 KTB투자조합’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20억원 이상을 접수했다. 167명이 89억3000만원, 34개 기관이 123억원을 출자해 당초 계획했던 금액의 2배 이상을 모았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 출연금 100억원과 KTB네트워크 50억원을 포함, 총 250억원을 목표로 했던 KTB투자조합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370억원 규모로 결성하게 됐다.
이처럼 ‘IT전문 KTB 투자조합’에 일반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20여년의 벤처투자 노하우를 갖고 있는 KTB네트워크가 일반인들에게 참여를 개방한 첫 벤처펀드 결성인 데다 개인들의 출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내년부터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이정태)도 지난달 31일까지 문화콘텐츠투자조합에 대한 개인 및 기관들에 대한 조합원 모집을 한 결과 약 50억∼60억원의 청약을 받았다. 일반인 30명, 법인 10개 등 총 40개의 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한국기술투자(25억원), 문화관광부(30억원)의 출자금을 합쳐 105억∼115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투자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한국기술투자측은 KTB네트워크와는 달리 광고와 투자설명회 개최를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금액 이상의 일반조합원을 모은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한국기술투자는 조합 결성을 준비중인 정통부 펀드에서도 일반 개인 및 기관들을 상대로 투자조합 출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투자조합 출자자 공개 모집 성공과 관련, KTB네트워크 한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수단이 없는 데다 벤처투자의 거품이 빠진 지금이 벤처투자의 적기라는 인식과 함께 벤처투자가 높은 위험이 따르는 만큼 직접투자보다는 투자전문기관을 통한 간접투자가 보다 안정적인 투자수단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1∼2건의 성공을 가지고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벤처시장으로 돌아오기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 중에서도 창투사의 경우 신기술금융사와는 달리 총 조합원수(99인 이하) 규정 및 광고 게재에 대한 중기청의 제재 등 여러가지 제약 조건이 도사리고 있어 개인 공모열기가 벤처캐피털업계 전체로 확산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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