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데이터 스토리지 분야에서 선두를 지켜왔던 EMC가 흔들리면서 앞으로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홉킨톤에 위치한 EMC는 최근 3분기 결산에서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매출 부진과 수익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 틈을 타 EMC의 경쟁업체인 컴팩·IBM·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 등은 하이엔드 데이터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의 우위 구도를 무너뜨릴 ‘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며 EMC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세계최대 스토리지업체인 EMC는 지난해 올해 매출에 대해 “전년보다 35% 늘어난 120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큰폭의 성장을 자신했다. 또 월가도 이때까지만 해도 EMC의 경쟁업체들에 대해서 거의 주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EMC가 최근 3분기 실적에서 9억4500만달러의 큰 손실을 기록하면서 비로소 월가도 IBM 등 EMC의 경쟁업체들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다.
기업재무분석전문기관인 퍼스트콜은 올해 EMC의 매출이 작년의 전망치에 훨씬 못미치는 69억∼70억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은 61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EMC의 추락을 경쟁업체의 전략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또 가격이 낮은 소형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입맛 맞추기에도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토리지 거인 EMC의 이같은 부진에 경쟁업체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컴팩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그룹 부사장 마크 레위스는 “사람들이 보통 컴팩을 서버 업체로만 잘못 알고 있다. 우리는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앞으로 EMC가 우리를 더 많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BM도 추격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IBM의 스토리지 ‘샤크’에 대해 지난 8월 EMC의 최고경영자 조 투씨는 “맥도널드가 햄버거에 끼워주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고 비아냥댔지만 IBM은 세계적 유통업체 월마트에서 ‘샤크’ 스토리지 판매에 성공해 EMC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스토리지 하드웨어 채산성이 악화됨에 따라 EMC는 최근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소프트웨어 쪽으로 발걸음을 점차 이동하고 있다. 현재 EMC 총매출 중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인데 조 투씨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EMC는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비축, 내년에 신생 소프트웨어업체 인수에 적극 나설 예정인데 EMC의 경쟁업체인 히타치도 역시 10억달러를 저축하며 비슷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히타치는 이외에도 하드웨어에 있어서 EMC의 전 협력업체였던 HP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판매 제휴를 맺으며 EMC를 압박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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