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마크 안드레센과 라우드클라우드

 [iBiztoday.com=본지특약]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신생 웹호스팅 관리업체 라우드클라우드(loudcoud.com)는 여느 업체와 달리 신문 지면을 장식했던 칭찬 일색의 자사 기사를 액자에 넣어 별도로 전시하지 않는다.

 이 회사 마크 안드레센 회장(30)의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는 개인적인 소신 때문이다.

 그는 넷스케이프(netscape.com) 공동 창업자로 최초의 웹브라우저를 선보이는 등 그동안 인터넷과 함께 해온 젊은 억만장자다.

 안드레센 회장은 “넷스케이프 창업으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처세술을 익혀야 한다는 사실이었다”며 “엊그제만 해도 ‘천재’라며 치켜세우던 이들이 1년도 안돼 ‘멍청이’라고 깎아 내리거나, 질책을 가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오늘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게 이 바닥의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가 넷스케이프/AOL 중역 출신인 다른 3명과 함께 지난 99년 다시 라우드클라우드를 공동 창업하자 언론은 이를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이같은 언론의 격찬은 첨단기술 투자가 줄어들고 자금조달 가뭄이 본격화되면서 급속히 변했다. 그는 “언론에 의해 발기발기 찢어질 때의 감정적 충격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다”며 “어릴 적의 교육 덕에 목을 부러뜨릴 만한 충격을 견딜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대였던 지난 95년 공동 창업한 넷스케이프의 기업공개를 단행해 억만장자 대열에 합세하면서 타임(Time)지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했었다. 넷스케이프는 지난 99년 지금은 AOL타임워너(aoltimewarner.com)로 바뀐 아메리카온라인(aol.com)에 매각됐고 소프트웨어업계의 거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가 자사의 운용체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브라우저를 끼워넣기 시작하면서 이제 사실상 사멸된 상태다.

 게다가 올해 초 이뤄진 라우드클라우드의 첫 주식상장(IPO)은 자신이 불을 붙였던 인터넷 붐이 끝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라우드클라우드는 올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5100에서 2200으로 떨어진 지난 3월 혹한의 미 증권시장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라우드클라우드의 IPO 이후 나스닥 지수는 다시 14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이 회사의 주식가치도 IPO 가격인 6달러에서 현재 2달러선으로 급락했다.

 라우드클라우드는 유치자금이 당초 기대했던 13억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4억4000만달러에 그치자 현재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줄이는 감량작업을 벌이는 처지다.

 안드레센 회장은 “라우드클라우드의 경영진들이 일찌감치 불황이 올 것을 예상했었지만 이렇게 급격한 충격이 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조금 지나치긴 하지만 지금의 경제환경은 비즈니스를 더욱 올곧게 만드는 데 한몫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라우드클라우드의 공동 창업자인 호로위츠 최고경영자도 “우리는 경제의 극과 극을 경험했다”며 “이는 100년만에 한번 올까말까한 극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안드레센 회장은 “과거에는 모든 것이 너무 쉬웠기 때문에 기업자체가 어설프게 되기 십상이었다”면서 “지구력을 지닌 회사를 만들기에는 지금의 환경이 훨씬 낫다”고 역설했다. 언론의 찬사에 빠져 흐느적대는 것보다 차라리 살아남기 위해 기업체질을 개선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어려운 환경이 내구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뼈있는 지적이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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