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연구소 창설 10년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연구소가 창설 10년을 맞았다. 지난 91년 설립된 선 연구소는 연매출 150억달러가 넘는 이 회사에 세계최대 유닉스 서버 업체라는 명성을 안겨준 64비트 프로세서 ‘울트라스파크’ 등을 개발하며 명성을 날렸다.

 버킹험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제이 스티븐은 “10년전을 회고하면 당시 선이 놀라운 비전을 가졌던 것 같다”며 “다른 회사들이 단지 네트워크만을 이야기할 때 선은 ‘네트워크는 컴퓨터’라는 혁신적인 모토를 제시했다”며 선 연구소를 평가했다. 스티븐은 현재 선은 연구소에 분기마다 약 5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새로운 제품 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의 보물창고로 부상한 선 연구소 직원들은 해고 위험에서도 다른 부문보다 안전하다.

 지난주 이 회사는 대규모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연구소 직원들은 이에 해당사항이 없었다. 이에 대해 선 연구소 대표이자 부사장 짐 미첼은 “연구소 예산은 연 매출에 근거해서 책정되기 때문에 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해고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첼 부사장은 “현재 180명의 직원이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3분의 2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나머지가 하드웨어 분야에 연구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소 설립에 관한 비화도 한가지 공개했다. 즉 자본주의 정신이 철저한 스콧 맥닐리 최고경영자(CEO)가 연구소 창설 당시 ‘돈만 먹는 하마’를 우려해 반대했었다는 것. 미첼 부사장은 “하지만 연구소는 현재 상용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강조하는 맥닐리의 철학에 기초해 기초 기술보다 응용 제품 연구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프로그래밍 툴, CPU, 소형기기뿐 아니라 서버·네트워크 센서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자바 기기 개발이 주요 테마”라고 밝혔다.

 선은 연구소 창설 10년을 맞아 이달부터 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인 ‘자바 배지’(Java Badge)와 전자우편·인스턴트 메시지 등을 통합·사용할 수 있는 어웨어넥스(Awarenex)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정보기술(IT)업체들은 최근 잇달아 연구소를 개방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선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달 연구소 창설 10돌 행사를 대대적으로 가졌으며 IBM도 얼마전 언론을 초청해 캘리포니아주 알마덴 연구소를 소개했다. HP도 지난 6월 연구소를 공개한 바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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