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요금 인하 여부와 시기에 대해 이동전화사업자, 시민·소비자단체 및 학계, 정책 당국간에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이동전화 요금 인하 여부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9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내찬 연구위원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이동전화 요금 현안검토’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이동전화사업·학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날 패널리스트에는 정통부 서홍석 부가통신과장도 참가해 의견을 피력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내찬 연구위원은 국내 이동전화 요금은 외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나 소량 이용자의 요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이동전화비가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이동전화 요금 조정시 이용자 편익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나 서비스 고도화에 따른 미래효용, 유효경쟁 환경,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적절한 요금 조정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기본료 및 통화료 인하, 기본통화 제공, 과금단위 축소 등 방식의 장단점을 고려해야 하며, 가입자들이 자신의 통화 취향에 맞는 요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요금제가 다양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금 인하를 단행해왔고 해외사업자 대비 요금 수준이 낮으며 향후 막대한 신규투자 소요 등을 들어 요금인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현단계에서 요금 인하는 사업자들의 투자 감소로 IT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요금 인하보다는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현재 수준에서 기본요금을 기준으로 30% 이상의 요금인하를 요구했다. 30% 이상의 요금인하는 그간 가입자 확대, 매출 증대, 사업자 비용 축소, 순이익 증가 등의 추세를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동전화는 이제 전파라는 공공재에 기초한 생활 필수수단이므로 투명한 요금 산정을 위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이동전화 요금원가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통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소비자·시민단체와 학계,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안을 마련한 뒤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요금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안을 도출, 당정협의와 관계부처협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이동통신 요금정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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