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전자·통신 기술이 발전해도 개발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각종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입니다. 마치 사람과 같이 열을 다스리는 것은 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핵심기술입니다.”
재미 원로 과학자로 ‘열교환’ 분야에서 ‘열박사’로 통하는 이영락 박사(72)가 최근 티이솔루션이 주최한 ‘열전 히트펌프 관련 세미나’ 강연차 오랜 만에 모국을 찾아 던진 말이다. 이 박사는 티이솔루션의 기술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이 박사는 열교환 분야에 거의 평생을 바친, 자타가 공인하는 열전문가. 한반도와 만주, 영국, 미국을 넘나들며 지금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70 평생’은 온통 ‘기계’와 ‘열’이란 두 단어로 점철돼 있다.
1929년 함경북도 태생인 그는 만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다 해방후 서울공대에 입학하면서 기계와 연을 맺었다. 53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그는 영국 로열공과대학·수산대(현 부산대) 등 산·학을 넘나들며 줄곧 기계공학 계통에서 몸담아왔다.
64년엔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석·박사학위(기계공학)를 받고 세계적인 기계업체 ‘보그워너그룹연구소’에 들어갔다. 이후 그는 87년까지 23년간 자동차 등 각종 기계장치의 열교환 관련 연구에 몰두했다.
보그워너에서 은퇴한 직후 시카고 인근에서 ‘HTRD’(Heat Transfer R&D)란 열기술 연구개발 전문업체를 설립,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열교환 분야에서 이름을 날려온 이 박사는 모국의 기초 공학 기술발전에도 관심을 가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과 활발한 학술교류를 가졌다. 이에 따라 84년엔 과학의날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으며 80년대 초반엔 재미과학기술자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최근 히트펌프 등 방열 및 냉방기술 전문업체인 국내 ‘티이솔루션’을 통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열교환기술을 전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30년 가까이 미국생활을 하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효율 방열 관련 응용제품의 마케팅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기계는 보다 가볍고 보다 강해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열을 낼 것이고 이 열을 잘 다스리는 기업이 성공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이 박사는 “세계 최고의 효율성을 내는 ‘히트펌프’를 개발하는 등 남은 생애도 ‘열’에 바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글=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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