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매장에서는 홈시어터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바야흐로 홈시어터 시대가 도래한 것인데 막상 목돈을 들고 찾아간 매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뜻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제품마다 돌비 써라운드, dts, 혹은 THX 같은 낮선 단어들이 붙어 있는데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곤혹스럽다. 또 앰프도 여러 종류가 있어 어떤 것이 자신의 공간에 어울리는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매장 직원에게 이를 물어봐도 속 시원히 설명해주는 매장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AV전문가가 운영하는 이곳을 한번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테크노마트 국내외 가전매장에서 AV에 관한 한 2인자라면 서러울 사람 3명이 있다. 고객이 궁금해하는 AV관련 질문은 물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매장 직원들의 부족한 지식도 이들이 모두 채워주고 있다.
매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가장 큰 목적은 당연 판매지만 막상 이들을 만나면 판매에 앞선 AV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테크노마트 2층 국내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 디지털가전을 판매하고 있는 민승기 실장.
최근 복잡한 디지털가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소비자들로부터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인물이다. 7년 이상 삼성전자 AV부문에서 근무해온 민 실장은 테크노마트에서 단순히 판매를 위한 직원이 아니라 디지털 제품에 대한 기술적 정보까지 모두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로 통한다.
“디지털 TV를 사러 오신 고객이 도대체 디지털이 뭐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며 “고가가전을 구입하면서도 제품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민 실장을 말한다.
그는 수입가전과 국내가전에 대한 차이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그는 기술적인 차이와 가격을 설명하고 소비자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민 실장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본사로부터 파견된 전문가로부터 정기적인 기술교육을 받고 있으며 인터넷을 뒤지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특히 민 실장은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뢰가는 설명 덕분에 1명의 고객이 5명의 추가고객을 끌어온 사례로 타 매장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테크노마트 3층에 위치한 LG디지털프라자의 이성준 지점장도 만만치 않은 AV전문가다. 이 지점장의 경우 다른 고객 질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다른 혼매점 직원들이 이 지점장의 매장을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87년부터 10년 동안 프라자에서 가전을 전담해온 그 역시 소비자들이 찾아오면 제품에 대한 설명이 먼저고 그 다음이 가격이라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홈시어터의 경우 화질과 음량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 있는 소비자가 드물다”며 “또 다른 제품과의 연결 등 충분한 제품 정보 없이 구매한 후 나중에 매장에 대한 배신감을 느껴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는 AV 신제품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필수다. 이 지점장은 매일 서너시간씩 본사로부터 제품별로 자세한 기술자료를 넘겨받아 살펴보고 각종 디지털가전 관련 전문지도 수백권 공부한 사람이다.
4층 수입가전 매장 AV전문가는 삼화가전의 한성국 부장. 용산에서부터 가전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재 10년 경력의 AV전문가로 AV매장에서는 고참중의 고참으로 통한다. 한 부장의 매장에 들어선 고객이라면 마음 놓고 최소 1시간은 AV에 대해 질문해도 된다. 어떤 질문이라도 괜찮다.
한 부장은 “AV를 구매하러 오는 고객 중 80% 정도는 사실상 AV에 대해 거의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디지털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스피커, 앰프, DVD플레이어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한다.
물론 이같은 설명은 상당수 매출로 이어진다. 한 부장 매장을 찾은 고객 10명중 4명은 다른 매장을 돌고서도 결국 이곳으로 다시 온다.
한 부장은 오는 추석을 무척 기다리고 있다. 추석 연휴동안 매장내 일부 백색사전을 정리하고 AV시청실을 마련할 계획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말로만 설명하던 것을 이제는 고객이 직접 들으면서 이해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느냐고 그는 웃는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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