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간의 종합상사 일을 청산하고 불과 1년 만에 방송 경영인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사람.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복수케이블TV방송국(MSO) 지주회사인 씨앤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오광성 사장(53)이 부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송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10개나 되는 SO들을 잘 운영해 나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리고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오 사장은 그런 염려가 기우에 불과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2000년 상반기 27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 상반기에는 371억원으로 34.9% 신장했으며 22억원이었던 적자도 63억원 흑자로 돌아선 것.
가입자도 부임 당시 58만명에서 7월말 현재 71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다. 오 사장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는 2005년까지 가입자 수를 150만명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1년 간 오 사장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한마디로 ‘현장제일주의자’라고 평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그가 씨앤앰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10개나 되는 계열 SO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대우에서 20년 넘게 무역관련 업무를 맡아오면서 몸소 체험한 것이 바로 ‘현장 제일주의’. 주변에서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그는 직접 현장에 가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지 않는다.
“씨앤앰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계열 SO를 찾아다니며 어려움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오 사장의 노력으로 구심점 없이 제각기 운영됐던 10개 SO가 통일된 의사소통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오 사장의 이력은 매우 간단하다. 지난 80년 대우에 입사해 20여년 간을 줄곧 한 직장에서 일하면서 동유럽과 북한을 오가는 등 무역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거리와 이념에 상관없이 어디라도 발로 뛰었다.
세계를 무대로 뛰던 그가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10여개의 개별 SO를 하나로 묶어 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다. 강력한 라이벌인 위성방송의 등장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 씨앤앰이 국내 최고의 MSO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MSO 수익모델 조기정착, 고객 말착형 마케팅 전략, SO지역별 시장통합, 인센티브제 도입 등 4개 중점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글=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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