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경쟁력 약화 우려

 

 채권은행단이 신규자금 지원을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하이닉스반도체의 진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당초 하이닉스와 재정주관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하이닉스의 근원적 회생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규투자가 필요하다며 5000억원의 추가지원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의 핵심인 신규자금 지원이 빠지면서 하이닉스로서는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한쪽에선 3조원 출자전환과 채무만기연장을 이끌어냈으니 일단 숨통은 트인 게 아니냐며 자위하는 분위기지만 신공정과 300㎜ 웨이퍼 공정 준비 등 차기 투자계획에 적지않은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맥스터 매각이 지연되고 D램 값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어 부채문제를 해결한다해도 앞으로 하이닉스가 수익성 악화 등으로 버텨나가기에는 상당한 고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지원과는 별개로 하이닉스는 이번 3조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지원결정으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극복하게 됐다. 193%인 부채비율이 134%로 낮아지며 연말까지 8700억원에 이르는 채무상환 부담도 덜게 됐다.

 소유구조도 ‘은행관리’ 형태로 보다 안정화할 전망이다. 채권단이 3조원을 주당 3100원에 출자전환하면 전체 주식(19억7800만주)의 48.9%에 이른다.

 다음은 김경림 외환은행장과의 일문일답.

 ―신규자금 지원 결정이 안된 것이 은행간의 이견 때문이 아닌가.

 ▲어제, 오늘 은행들의 의견을 타진해 본 결과 일부 반대의견, 일부 찬성의견, 일부는 미국 사태에 따른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회의전에 6개 은행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소집, 논의를 통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재논의를 했을 때 경기 악화로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회생가능성이 없으면 지원 안한다는 것은 채권단의 원칙이다.

 ―경기상황으로는 당장 신규자금 지원이 없으면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었는데.

 ▲이미 SSB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1조2000억원의 투자 방안을 마련해 놓았으나 경쟁사보다 확실히 기술우위에 서기 위해 신규지원안을 마련했다. 당장 출자전환만 해도 자본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이 유상증자안에 잘 따라올지 의문시되는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채권자는 만기연장, 주주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서로 고통분담을 하는 것이다. 회사가 회생하지 못하면 채권자가 법적으로 우선권을 갖고 있어 하이닉스의 1차적인 이해관계인인 주주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단 못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

 ―하이닉스의 회생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기술적 우수성과 R&D 능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나 외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데 동의한다. 유상증자, 채무조정, 현대계열사 문제 해결을 통해 충분히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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