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해 못할 CEO

 데이콤과 PwC가 50 대 50으로 투자해 설립한 데이콤에스티 CEO인 데일 영. 그는 미국 PwC의 파트너(임원)이면서도 데이콤에스티의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할 최고책임자다. 그렇지만 멕시코 현지에서 그의 행동을 보노라면 데이콤에스티의 경영자인지 합작선인 PwC의 사람인지 구분이 안간다. 아무리 외국 사람일지라도 이익이 상충될 때는 자신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e멕시코 프로젝트와 관련해 보여준 행동은 상당히 국수적이다.

 얘기의 요지는 이렇다. 데이콤에스티는 현대정보기술, 디지털무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멕시코의 e프로젝트 수주에 공동전선을 펴기로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관련 임직원들이 멕시코 현지로 가 그곳의 외교부, 내무부 등 관련 부처로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개황을 들었다. 그 내용이 엄청난 것을 확인한 데이콤에스티 임원들은 이를 마침 미국에 출장중인 데일 영 CEO에게 보고를 했고, 그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멕시코로 날아왔다. 사업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말이다.

 멕시코에 도착한 데일 영은 한국기업의 수주전 참여 상황과 멕시코 정부의 준비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또 한국기업의 CEO로서 e멕시코 관련 정부 책임자들을 모두 만났다. 그후 그는 돌연 태도를 바꿨다. 한국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대목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한국기업의 대표라면 당연히 좋아했어야 할 일을 그는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e멕시코 책임자나 고위 관리들이 한국기업의 기술력과 인력 등 프로젝트 수행능력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고, e멕시코사업을 위해 한국기업의 협조를 당부하는 것을 보고 한국기업의 프로젝트 수주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컨소시엄이 공정한 플레이를 벌이지 않고 있다며 프로젝트 수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로젝트 수주 관행을 속속 알고 있는 데일 영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미국 PwC의 사업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합작선인 PwC의 임원 입장에서 볼때 이 프로젝트를 한국으로 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한국계 기업의 CEO인 데일 영이 갑자기 PwC의 임원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나선 것은 두고두고 데이콤에스티의 국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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