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주의 영화읽기>장 마리 프와레 감독의 ‘저스트 비지팅’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긴 프랑스 블록버스터 ‘비지터’의 리메이크 작품. ‘저스트 비지팅’은 ‘비지터’를 탄생시켰던 프랑스 제작진과 할리우드의 기획력이 뭉쳐진 작품이다.

 따라서 영화의 웃음코드는 훨씬 발랄해졌고 내용 역시 할리우드의 로맨틱 코미디 스타일로 포장됐다.

 영화의 주요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는 대부분 ‘비지터’에서 큰 변주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특수효과가 곁들여져 원작의 느낌을 훨씬 생기있게 그려낸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렇다 할 매력적인 배역을 맡지 못했던 장 르노에게 훨씬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는 작품이 돼 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할리우드 액션 어드벤처란 꼬리표를 물고 등장하지만 이 작품은 그 원산지가 프랑스라는 의심을 크게 지우지 못한다. 이는 또 멋진 웃음을 보여줬던 장 르노와 크리스티앙 클라비에가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마리 프와레 감독은 물론 시공을 넘나드는 중세기사 티보와 멍청하지만 충직한 그의 하인인 앙드레도 프랑스 풍의 맛을 낸다.

 하지만 마법사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말콤 맥도웰을 보는 것은 확실히 할리우드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다.

 12세기 중세기사 티보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용맹성을 발휘하지만 약혼녀 로잘린 공주 앞에서는 영락없는 사랑의 포로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날 로잘린의 재산을 탐하던 워릭 백작의 음모로 티보는 로잘린 공주를 죽이게 된다. 그는 마법사의 힘을 빌어 시간을 되돌리려 한다. 하지만 마법사의 실수로 티보와 그의 충직한 하인 앙드레는 20세기 시카고의 한 박물관으로 떨어지고 이후부터 이들의 신나는 시카고 모험이 시작된다.

 티보는 붙잡혀간 경찰서에서 로잘린 공주와 너무도 닮은 박물학자 줄리아를 만나자마자 당황하지만 곧 그녀가 자신의 후손임을 알고 그녀를 지켜준다.

 한편 마법사는 자신의 실수를 돌리기 위해 직접 20세기 시카고로 날아오고 비누건 립스틱이건 모든 새로운 것은 씹어 먹어보고 확인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앙드레는 옆집의 정원사와 사랑에 빠진다.

 중세기사 티보와 더러운 그의 하인 앙드레의 캐릭터는 할리우드로 건너오면서 훨씬 깔끔해졌으며 의상과 미술은 이들을 미국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놨다.

 영화 내러티브는 원작이 입증해 주었듯이 로맨틱 코미디의 달콤한 변주와 함께 짜임새있는 구성력을 갖고 있으며 마법사의 등장과 특수효과는 ‘저스트 비지팅’의 영화적 상상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영화평론가 yongju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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