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피아>기업들의 전쟁(Corporate Combat)

◆닉 스켈론 지음, 미래의 창 펴냄

 

 사업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골치거리이자 난관은 경쟁이다. 경쟁은 비교 평가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경쟁사는 우리를 방해하는 훼방자 역할을 한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경쟁사가 더 잘하면 소용이 없다. 또 경쟁사의 돌출적인 행동으로 시장의 안정이 깨지고 혼란이 야기된다.

 경쟁적 역학관계는 시장과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등 수많은 산업에서 시장이 변화하고 불확실해지는 것은 대부분 경쟁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증폭된다. 개별 기업의 실적과 운명도 경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신생 기업이 갑자기 부상해 시장을 새로운 방향으로 주도하거나 선도 기업이 예기치 않은 도전에 직면해 고전하다가 도태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따라서 경쟁사와 맞붙어 싸우면서 어떻게 우위를 차지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최대 과제다. 경쟁은 살아서 움직이는 세력간의 충돌이기 때문에 항상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경쟁사도 끊임없이 배우고 변신하므로 정형화되고 획일적인 전략은 효과를 볼 수 없다.

 ‘기업들의 전쟁’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전투에서 사용된 전략을 살펴보고 기업간의 시장경쟁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가르쳐 주고 있다. 과거 2500년 동안 벌어졌던 군사전투에서 실제 쓰인 전략을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전략과 비교해 연결시킨 점은 매우 흥미롭다.

 고대 알렉산더 대왕의 이수스전투, 한니발의 칸나에전투, 독일군의 전격전, 베트남의 게릴라전, 이스라엘과 아랍의 7일전쟁,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작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전투에서 성공을 거둔 군사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수적으로 우세한 적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군사전략에는 우세한 무기와 전술체계(SWAT), 높은 힘 대 공간 비율, 강력한 방어위치 등 세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우세한 무기와 전술체계(superior wapons and tactics system)는 전투를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승리할 수 있게 만든다. 알렉산더나 나폴레옹처럼 위대한 장군들이 거듭된 승리를 맛볼 수 있었던 이유는 무기와 전술을 결합해 우세한 SWAT를 창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델컴퓨터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혁신적 기업들이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던 경쟁사를 물리치고 시장을 장악한 것도 경쟁력있는 SWAT를 개발해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힘 대 공간비율(force:space ration)은 선택과 집중을 의미한다. 나폴레옹은 전쟁에서 유일한 기술은 모든 지역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 힘이 세지는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전선에서의 우위보다도 특정한 지점에 병력과 화력을 집중시켜 높은 힘 대 공간 비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수적으로 열세하더라도 적군이 취약한 특정 지점에 힘을 집중해 공략하면 성공할 수 있다. 월마트의 경우 초기에 경쟁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시골상권에 집중, 힘 대 공간비율을 높게 유지해 성공할 수 있었다.

 전쟁은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치를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전개하는 상호작용으로서 공격과 방어를 융통적으로 구사하려면 강력한 방어위치가 필요하다. 방어진지는 공격을 준비하고 패배할 경우 재정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로마군단은 하룻밤을 묵어도 숙영지를 요새처럼 견고히 구축한다. 로마군의 공격력은 요새와 같은 숙영지를 이용해 배가될 수 있었다. 아마존에 대응해 반스앤노블이 성공적으로 반격할 수 있었던 것도 기존 오프라인에서의 점포망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 나라 기업들의 경우 경쟁에 대해 신경질적일 만큼 민감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좋던 싫던 경쟁은 불가피하다. 경쟁을 즐기고 승부를 사랑하면서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 현명한 전략을 찾아내는 기업만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 chaelim@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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