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비즈 표준화 시급

 

 전자업계의 e비즈니스 마인드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207개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정보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4%가 오프라인 구매방식에 의존하고, 절반이상이 국제적인 e비즈니스 표준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경제가 e비즈니스 체제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경제의 암울한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주지하다시피 최근들어 지구촌 모든 기업들이 회사 안팎의 정보흐름을 원활히 하는 열린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정보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e비즈니스 경영체제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e비즈니스화의 선두주자인 전자업계조차 외부 업체와의 네트워크화 및 동종기업간 업무 프로세서 표준화가 저조하다는 것은 우려를 금치 못할 일이다. 그뿐 아니라 아직도 절반이상의 기업이 오프라인 구매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기본 인프라인 동종기업간 업무 프로세서 표준화작업에 참여치 않는 기업이 44%에 이른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절반 이상의 기업이 e비즈니스 표준화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e비즈니스의 특징이 글로벌화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국제적인 기술표준 동향을 외면하면 비즈니스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결국 연구개발비는 물론 수조원의 투자비를 몽땅 날릴 수도 있다. 경제강대국들이 기술표준전쟁에 매달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자국 기업들이 개발하거나 채택한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선정될 경우 국가 및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는 반면 세계 기술표준과 어긋나면 그만큼 뒤처지기 때문에 기술표준 동향에의 적응 여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동 EC시스템의 활용을 검토하거나 활용하겠다는 기업이 88.5%에 달한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들이 e비즈니스화를 위한 내부투자에는 과감히 나서지 못하고 있으나 외부환경은 적극 이용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e비즈니스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정보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생산 및 운영체제, 기업간 거래방식 및 산업구조 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힘든 작업일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와는 비즈니스모델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003년이면 미국 기업의 25%가 B2B를 통해 비즈니스를 수행할 것이라는 보스턴컨설팅사의 전망처럼 e비즈니스는 디지털시대의 핵심이자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차제에 각종 표준화위원회를 확대 운영하고 부품분류, 전자카탈로그, 거래를 위한 프로세스 표준안을 마련하는 등 e비즈 표준화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해외 관련 단체 및 국내외 마켓플레이스와 연계를 통해 글로벌 표준경쟁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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