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B2B업체들 "울고 싶어라"

 지난해 유래없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급신장한 반도체 B2B업계가 올들어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B2B산업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유망한 수익모델로 정착되리라던 반도체 B2B e마켓플레이스는 반도체 시장이 20%대까지 축소될 것이란 전망과 제조업체들의 잇단 감산 발표가 겹치면서 2분기 이후 전년 대비 적게는 20% 이상 매출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기반으로 하면서 제조업체와 직거래하는 B2B업체들은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고,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중간딜러를 상대하는 영세 B2B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B2B업계 선두주자인 파워컴(대표 김종우 http://www.powercom.co.kr)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의 e마켓인 아이씨뱅크(http://www.iseebank.com)의 경우 올해 매출이 지난해 기록적인 호황에 따라 올초 높게 상정한 연간 목표 65억원보다 전년 대비 적어도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

 탄탄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온라인사업에 나선 승전상사(대표 김홍은 http://www.icdevice.com )는 당초 잡은 올 매출 1000억원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 비율이 9대 1이어서 아직 오프라인이 주력이지만 날로 쌓이는 재고량에 온라인사업 확대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5월 아이씨뱅크와 합병을 전제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세미콘네트웍스(대표 백대현 http://sns.co.kr)는 자사 e마켓인 아이씨마켓코리아(http://icmarcketkorea.com)의 대폭적인 매출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백대현 사장은 “반도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B2B업계 역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올파츠·파츠엔닷컴 등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중소 B2B업체 역시 지난해 대비 20% 이상의 매출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장기 바닥에 대비한 경영전략 재수립에 나섰다.

 파워컴 김종우 사장은 “현 반도체 경기가 바닥에 있기는 하지만 향후 V장형 반등보다는 L자형 장기 바닥을 형성할 것이며 관련 B2B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의 5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