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전략은 6년 전 윈도95의 그것과 닮았다?’
윈도XP의 출시는 윈도95가 등장했던 95년 당시와 많은 면에서 흡사하다. 도스와 윈도3.1만으로 만족하고 있던 이용자들이 윈도95 출시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 현재 윈도98/2000 사용자들이 업그레이드 비용 부담과 온라인 등록에 따른 거부감 등을 이유로 윈도XP로의 업그레이드를 꺼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렇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윈도95가 맥OS의 10년 전 버전을 모방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윈도XP가 맥OSX의 외형을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것도 유사하다. 개인 설문조사에서 윈도를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이라고 답한 것도 그렇다.
윈도를 통해 세계 제패를 꿈꾸는 MS 전략도 똑같다. 95년 당시 MS는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 지금의 MSN과는 다르다)와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전세계 온라인을 통일시키려 했고 그 선봉을 윈도95로 삼았다. 6년후 MS는 다시 XML 기반으로 모든 IT를 묶는다는 ‘닷넷(.NET)’ 전략을 공표하면서 윈도XP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더욱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윈도 세몰이’에 들어가는 것도 같다. 단지 윈도XP가 윈도95보다 2배 가까운 비용을 쓴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6년 전과의 유사성은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과 견해에서도 놀라울 만큼 일치한다. 출시 전 MS에 대한 반감 등으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던 개인사용자들과 달리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윈도95와 마찬가지로 윈도XP가 IT와 반도체 그리고 인터넷 분야에 일대 변혁을 일으켜 침체된 시장을 회생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윈도의 등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기술적인 향상보다는 대부분 부가 시장 창출에 쏠려있는 것도 당시와 거의 일치한다. 반도체(특히 메모리)를 포함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수요확대, 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 증가와 이에 따라 다양해지는 응용프로그램, 이를 이용하는 2차적인 부산물 창출 등 IT시장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끼쳐 MS가 IT업계의 맹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그렇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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