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들이 빌트인 가전제품의 구매 형태를 기존 주방기기 회사를 통한 일괄구매방식에서 개별품목으로 전환하면서 빌트인 가전업체들의 수주전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이 종전 주방기기 회사를 통해 김치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등의 주력기기를 일괄 구매(턴-키)하던 방식에서 탈피, 개별 품목별로 납품회사를 선정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회사 3000개 중 빌트인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는 약 300개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주방기기 회사를 통해 빌트인 제품을 일괄 구매하던 건설사들의 80% 이상이 직구매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물산을 비롯해 롯데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풍림산업 등의 건설사들은 상품개발실 및 인테리어팀을 중심으로 빌트인 가전사를 직접 선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빌트인 가전을 취급하고 있는 한패상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빌트인 가전제품을 분양가격에 포함시키면서 마진율 제고를 위해 주방가구 업체가 대행해 오던 빌트인 가전제품 선정 및 조달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체들의 이같은 변화는 아이템별로 업체를 선정하는 직구매 방법은 턴-키방식보다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코스트 절감효과가 발생,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대형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가스오븐 등 빌트인 가전제품 생산회사들의 가격인하 경쟁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빌트인 가전용 김치냉장고와 식기세척기의 납품가격은 지난해말 50만원대에서 10∼15% 가량 인하된 40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건설업체들의 직구매는 한샘, 에넥스 등 주방가구 생산업체들의 수익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직구매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그동안 건설사와 빌트인 가전 생산업체들 사이에서 중간마진을 취해 왔던 주방사들의 수익원이 줄어 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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