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상영이나 TV 방영 없이 바로 비디오로 출시되는 비디오전용 애니메이션(OVA:Original Video Animation) 시장에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OVA 시장은 극장용이나 TV용 애니메이션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가지고 있어 극장·TV와 함께 애니메이션 시장의 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머천다이징 등 유관 산업으로의 시너지 효과가 전무해 그동안 업체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 붐과 함께 DVD 시장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OVA 시장 공략에 눈을 돌리는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앤지엔터테인먼트,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에이씨씨엔터테인먼트, 캐릭터플랜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OVA 창작·출시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지앤지엔터테인먼트(대표 정극포)는 비디오 유통 전문업체인 엠비넷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60분물 OVA인 ‘러브머신1·2’ ’데뷔’ 등 6편을 제작,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9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러브칵테일 1·2·3편’을 제작해 한국과 일본 OVA 시장에 동시 출시했다. 특히 이 회사는 도쿄에 현지법인 ‘지앤지디렉션’을 설립하고 일본내 비디오 유통업체인 KSS사와 제휴를 맺는 등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씨씨엔터테인먼트(대표 남기창)은 제작비 5억원을 투자해 성인용 OVA인 30분물 2부작 ‘미아리제국’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9월 출시 예정인 이 작품의 일본·미국 출시를 위해 일본 KSS사, 미국 애니메이션 배급사인 A사 등과 비디오·DVD 배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씨앤에이홀딩스(대표 정욱·안현동)는 최근 제작비 4억원을 들여 60분물 OVA ‘용하다 용해 무대리’의 제작을 완료하고 24일 국내에 선보인다. 또 국내 출판만화 원작의 ‘열혈강호’를 편당 5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60분물 3차원 OVA 1·2편으로 제작,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대원은 시장 상황에 따라 3∼5편 추가 제작 및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도 고려하고 있다. 또 ‘반다이’ 등 일본내 제휴사를 통한 일본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밖에 캐릭터플랜, 선민이미지픽쳐스, 썸엔터미디어 등이 OVA 시장 진출을 위해 작품제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피엔터테인먼트의 정극포 사장은 “국내 비디오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DVD 시장이 확장 일로에 있어 OVA 시장 전망을 어둡게만 볼 수 없다”며 “특히 일본 시장 공략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하나의 수익모델로 정착됨은 물론 국내 애니메이션 창작·기획 능력 배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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