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부진 탈출 안개속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는가.’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통신 등 국내 시가총액 3대 ‘메이저주’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3인방이 최근 낙폭과대에도 불구하고 저가메리트를 부각시키는 힘이 약하다는 것.

 27일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공세로 3000원 하락한 18만6000원으로 마감됐으며 SK텔레콤과 한국통신도 각각 1만1000원, 900원 떨어진 19만1000원과 5만2300원으로 끝났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종합주가지수가 520선에 머물던 연초보다 주가가 오히려 더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연중 고점대비 20.9% 하락한 수준. 삼성전자의 최근 약세 배경은 반도체 현물시장이 바닥권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 현물시장의 64MD램과 128MD램 가격이 연중최저치인 1달러와 2달러가 일시적으로 붕괴되는 등 반도체가격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는 경기선행성이 강한 주식으로 주가보다는 반도체 시장의 수급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삼성전자가 18만원대면 고점대비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게 사실이지만 반도체 시장의 수요회복이 가시화되는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상승세로 반전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추락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현 주가수준은 이미 악재를 반영했으며 오히려 4분기 실적회복을 겨냥해 중장기적인 투자관점에서 저가매수도 가능하다는 것. 한국투자신탁증권은 이와 관련, 3분기 삼성전자의 주가는 18만∼20만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18만원대가 저점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SK텔레콤은 이번주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막아냈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후 NTT도코모와의 전략적제휴나 자사주 재매입 등 추가적인 재료를 내놓지 않는 한 주가 약세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SK텔레콤은 갖가지 악재로 둘러싸여 있다. 정보통신부의 비대칭(차등) 규제 방침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MSCI 비중 축소에 따른 외국인 매도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한국통신 등이 보유한 지분의 일부가 연내에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물량부담에 시달릴 공산이 크고 시민단체의 요금인하 압력도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은 이날 외국인 매도공세로 두달여 동안 굳건히 지켜왔던 20만원선이 붕괴됐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연중고점 대비 40%에 육박할 정도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NTT도코모와의 전략적제휴 등 새로운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모멘텀 부재에 따른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28일로 예정된 해외 주식예탁증서(DR)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DR 발행에 따른 유통물량 증가 부담으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성공적인 DR 발행을 이끌어낼 경우 매수세 유입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은 DR도 유통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주가에는 결국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통신서비주가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보다 더 하락해 주가향배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당분간 국내 통신서비주를 매수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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